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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잎 마스크

등록 2020-03-28 23:09 수정 2020-05-03 07:17
AP 모사브 엘샤미

AP 모사브 엘샤미

모로코 수도 라바트의 메디나 거리에서 행상하는 아브데라힘이 3월18일 무화과잎으로 만든 마스크를 쓴 채 물건을 팔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170명과 사망자 5명(3월26일 기준)이 발생한 북아프리카의 관문 모로코는 주력 산업인 관광업 타격을 감수하고 국제선 운항을 중단했다. 무화과나무는 기원전 3000년께 수메르 왕조 시대에 재배를 시작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과수로 알려졌다. 또 구약성서에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따먹고 자신들의 벗은 몸을 가렸다는 나뭇잎이 무화과잎이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향이 좋아 차로 마시면 소화에 좋다는 무화과잎이 바이러스를 막아준다는 근거는 없다.

전세계가 동시에 감염병 방역에 나서면서 마스크 품귀도 확산되고 있다. 마스크 공급 능력이 각 나라의 보건 역량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지경이다. 우리나라에선 이번 주 들어 일부 지역 약국에서 줄을 서지 않고 공적 마스크를 사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곧 공급량도 많아질 전망이다. 왠지 바이러스를 반쯤 물리친 든든함이 솟는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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