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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자(74) 할머니가 울고 있다.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현재는 민주인권기념관)에 걸린 자기 모습과 자신이 찍은 사진들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이를 보던 관람객도 눈시울을 적신다. 할머니는 1979년 간첩 혐의로 이곳에 끌려와 고문과 함께 조사를 받았다. 아버지, 어머니, 동생들, 작은아버지, 사촌 등 모두 12명이 끌려왔다. 한국전쟁 때 월북했던 외당숙을 1968년 만났다는 이유다. 이른바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이다. 아버지는 사형, 동생들은 무기징역, 김 할머니는 5년형을 선고받은 이 가족은 2010년부터 재심을 신청해, 2016년에야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고문 현장에서 열리는 ‘나는 간첩이 아니다’ 사진전에는 강광보, 김순자, 김태룡, 이사영, 최양준 등 다섯 명의 간첩 조작 피해자가 함께했다. 이들의 모습을 기록하고 사진을 통해 교감한 사진가 임종진씨는 전시도록에 이렇게 적었다. “고통스러운 기억에 맞서 원래 아름다웠던 삶을 되찾으려 카메라를 든 이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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