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동맹보다 돈

고통은 여성과 어린이의 몫
등록 2019-10-14 11:36 수정 2020-05-03 07:17
AFP 델릴 술레이만

AFP 델릴 술레이만

터키 국경과 인접한 시리아 하사카주 라스알아인에서 10월9일(현지시각) 주민들이 트럭 짐칸에 탄 채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터키군은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를 8일 공습·포격한 데 이어, 이날 지상군이 네 갈래로 나뉘어 국경을 넘었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군의 초기 공격으로 민간인 8명과 쿠르드군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앞서 10월6일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준비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했다. 그리고 7일 오전 “말도 안 되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며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를 선언했다. 또 “쿠르드족은 우리와 함께 싸웠지만 막대한 돈과 장비가 지급됐다”고 철군 이유를 댔다. 이는 ‘터키에 전쟁의 길을 터주고, 미군의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도움을 준 쿠르드 동맹을 배신한 것’이라는 안팎의 비판을 받는다. 전쟁에서 가장 고통받는 것은 여성과 어린이란 말을 입증하듯, 피란 행렬 속 아이와 엄마들의 눈망울엔 고단함이 가득하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