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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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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판매, 진정한 딜러체제

등록 2002-11-07 00:00 수정 2020-05-03 04:23

대우자동차와 한몸이나 마찬가지였던 대우자동차판매가 독립법인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GM대우차는 대우차판매의 지분 11.2% 가운데 9.12%를 아주산업에, 2%를 대우차판매 임직원에게 매각했다. 이에 따라 대우차판매는 독립적인 회사로서 GM대우차와 총판계약을 맺고 자동차를 공급받아 판매하게 된다.
그러나 대우차판매의 독립은 국내 자동차 유통시장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가격결정권을 갖고 애프터서비스(AS)를 책임지는 진정한 딜러체제로의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딜러들은 판매에 따른 일정 수수료만을 받는 체제여서 사실상 자동차회사에 종속돼 있었다. 그러나 GM은 대우차판매를 독립시키면서 국내에서 미국식 딜러체제를 갖추려 하고 있다. 같은 대우차 제품이라 할지라도 딜러에 따라 가격과 판매조건이 다른 경우가 속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유통구조가 크게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GM대우차가 미국식 딜러체제를 도입하면 현대·기아차가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딜러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가격결정권으로 독자적인 판매전략을 수립한다. 철저한 AS와 서비스를 전제로 높은 가격에 차를 판매하든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차를 판매하든 그것은 딜러의 판단이다. 한 자동차업체가 복수의 딜러를 둬 서로 경쟁을 시킬 수도 있다. 어찌됐든 소비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더 많은 서비스 혜택을 보는 것이다.
반면 자동차 생산업체는 기술 개발과 신제품 생산에 전념하게 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김소림 부장은 “메이커가 주도하던 국내 자동차 시장이 딜러체제로 바뀌면서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의 질은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딜러체제로의 전환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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