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1일부터 ‘생애 처음 내 집 마련’을 할 때 집값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7월20일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적용하는 담보인정비율(LTV) 한도를 기존 집값의 60~70%에서 80%로 상향하기로 하고, 관련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집값이 5억원이라면 지금까지는 은행에서 최대 3억5천만원을 빌릴 수 있었지만 8월부터는 4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그동안 대출을 꽁꽁 묶어놨던 정부가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니 규제를 살짝 풀어 국민에게 집을 사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다만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유지한다. 연소득이 적으면 디에스아르 규제에 걸려서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못 받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이 이번 규제 완화의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가 시장을 움직일 수 있을까. 지금 분위기를 보면 사람들은 돈을 못 구해서 집을 못 사는 게 아니다. 빠르게 오르는 금리 때문에 이자가 부담스러워 빚내기를 꺼린다. 경기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비정상적으로 집값이 오른 걸 생각하면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2022년 6월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0.3으로 전월보다 6.4포인트 떨어졌다. 대선 직후인 4월에는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지수가 116까지 올랐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이 매수심리를 끌어내렸다. 한국부동산원 조사를 보면 2022년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은 2021년 말보다 0.16% 하락했고, 수도권은 낙폭이 0.47%로 더 컸다.
흔히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부동산은 더 그렇다. 부동산은 가격이 오를 것 같으면 ‘미리 사놓자’는 수요가 몰려 가격이 더 올라가고, 반대로 가격이 떨어질 것 같으면 더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강해 수요가 줄고 이로 인해 가격이 더 내려가는 특성이 있다. 지금은 정부가 아무리 대출 규제를 풀어도 집값이 내려가지 않으면 쉽사리 집을 사지 않을 태세다. 건설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정부와 가능한 한 싼 가격에 집을 사려는 사람들 사이에 고도의 ‘심리 게임’이 시작됐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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