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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어떤 집값을 믿으십니까?

등록 2021-01-12 11:42 수정 2021-01-13 06:03
한겨레 김명진 기자

한겨레 김명진 기자

국가 공식 통계인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가 대폭 개편된다. 2020년 12월30일 통계청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정기통계품질진단 결과보고서 권고에 따라 주택통계 지수검증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하고 통계 생산을 위한 표본 수를 3배 내외로 확대하며 표본 배분과 추출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6월부터 실시되는 임대차 신고제 실시에 맞춰 관련 정보를 활용한 통계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가격 동향에는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의 동향조사 외에 주택은행 전신인 국민은행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과 ‘주간 KB주택시장동향’도 있다. 동향조사는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 수준을 유지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20년 6월23일 국민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2017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52% 증가했다고 발표하며 강력하게 문재인 정부를 질타했다. 다음날인 24일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바탕으로 산출한 상승률은 14.2%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국토교통부는 중위가격은 가격 변동 추이 지표로 적절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신축주택이 공급되면 중위가격이 오르기에 전체 주택으로 확대 해석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두 지표의 차이는 자료수집 방법과 산출 방식에서 난다(홍기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020년 10월 국정감사). 한국부동산원은 전문조사원이, 국민은행은 공인중개사를 통해 가격 자료를 수집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주택 통계 자체에 있다. 주간 단위는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시세 발표 뒤 경마식 보도가 이어지면서 불필요하게 시장 민감도가 높아진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정말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믿을 만한 통계는 어떤 것일까. 정작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집을 구할 때 두 기관의 통계 모두 보지 않는다. “괜한 불안감만 더 든다.”(최근 서울 노원구 아파트를 산 A씨) 바로 이 질문에서 통계 개선이 시작돼야 하지 않을까.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통계 관련 예산은 2021년 127억4천만원으로 전년 대비 60억원 늘었다.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분야 -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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