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김봉규 기자
11월19일 오전 정부의 전세 대책이 발표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공공전세’다. 현재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 중 전세 공급으로 활용되는 것은 금융 부문에서 버팀목전세자금 대출, 공공임대주택 부문에서 전세임대주택이다. 둘 다 이미 지은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원하는 주택을 찾아오면 정부가 전세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정책은 공공임대주택을 월세가 아닌 전세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무주택자이면 지금의 공공임대주택 정책과 달리 소득이 높아도 입주할 수 있다. 단 현재 공공임대주택이 최소 6년, 최장 20~50년인 데 비해, 새로 도입되는 공공전세는 기본 4년에 입주 자격이 충족되면 2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르면 12월 말 모집을 시작해 2021년 2월부터 입주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공공전세는 처음인 걸까? 본래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들도 전세로 계약할 수 있지만, 안정적인 공사(LH, SH 등) 재정 운영을 위해 월세로만 계약이 가능했다. 이것을 전세 계약이 가능하게 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단기 집중 공급이며 한시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사회초년생에게 전세가 ‘그림의 떡’이라는 점. 이런 방식의 전세 지원은 임대차 시장 내 격차를 심화할 수 있다. 또다시 밑돌 빼서 윗돌 괴는 정책인 것. 월세 세입자가 질 나쁜 주거환경에서 비싼 월세를 부담하는 월세 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도 전문가들은 꾸준히 주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국정과제 세미나에서 “어차피 전세는 끝났다”며 전세의 종말을 고한 바 있다. 그 대책으로 중산층이 입주할 수 있는 월세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를 제시했다. 보증금 1억원대, 월세 100만원대였다. 이는 문재인 정부 들어 기업형 임대주택이란 이름으로 공공성을 강화해 추진되고 있다. 경제가 호황일 때는 임대인에게 투자를 위한 종잣돈으로 전세보증금만 한 게 없었다. 하지만 제로 금리 시대에 전세는 더는 임대인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정부가 자극적인 숫자와 푸념에 반응하기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유기적인 정책을 설계해야 하지 않을까.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분야 -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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