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의 폭풍이 사막으로 번지고 있다. 11월2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최대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의 빚을 당분간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 선언이다. 두바이월드의 부채 규모는 590억달러(약 68조원)로 추산된다. 두바이 신화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세계 금융가에 타전되면서 유럽 증시는 폭락하고 세계 금융시장은 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두바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잇따라 중단되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다. 196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두바이는 중동의 작은 포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글로벌 수준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거대한 조류 속에서 두바이는 야자수 모양의 세계 최대 인공섬과 초호화판 7성급 호텔로 상징되는 ‘사막의 기적’으로 일약 부상했다.
제주도의 약 2배 크기인 사막에 부자들의 천국을 건설한 배경에도, 지금은 거꾸로 파산의 모래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바탕에도 ‘금융 세계화’가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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