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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길라잡이] 홉스의 이기적 인간관에 대해

등록 2003-08-27 00:00 수정 2020-05-02 04:23

이기적 인간관 비판 1
홉스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이기적 인간관을 비판하려면

지난 시간에 나는 인간관이란 게 사회 상황을 설명하고 자기가 그리는 사회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상가들이 ‘창조’한 거라고 말했어. 따라서 인간관을 비판할 때는 상대방의 인간관을 일단 인정한 뒤 그 인간관을 따를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그 문제를 그의 인간관이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논리적으로 따져야 해.

홉스의 인간관을 알아보자고

홉스에게서 사람의 본성은 ‘자기보존욕’이야. 식욕과 수면욕은 현실의 자기를 보존하려는 것이고, 성욕은 종족을 번식함으로써 종을 보존하려는 것이 돼. 그런데 사람이라는 종은 머리를 써서 자기를 더 잘 보존하는 방법을 모색해. 그의 유명한 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은 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보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거여.

그런데 이 투쟁이 지속되는 한 사회는 항구히 불안 상태에 빠지고 말아. 이런 상태에서라면 어느 누구도 안정적으로 자신을 보존하기 힘들겠지. 그래서 나온 것이 ‘사회 계약’이야. 계약의 내용은, ‘가장 힘센 자에게 힘 몰아주기’야. 그렇게 힘센 자에게 힘을 몰아주고 약자들은 그에 복종함으로써 자기를 보존할 수 있다는 거지. 그 힘센 자는 자신의 힘을 법과 제도적 장치, 즉 공권력을 통해 행사해. 힘을 곧장 행사하면 반발을 불러일으키기에 법이라는 장치를 통해 행사하는 거야. 결국 법의 정당성은 그 법의 올바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힘에 있다는 말이지.

홉스 인간관의 장점- 제도를 통한 통치

‘불신에 기초한 통치’라는 발상은 민주주의의 확립에 큰 보탬이 되었어. 삼권분립이라든가, 법치라든가, 지방자치제 같은 제도적 장치의 근원에는 바로 이 인간 불신이 깔려 있어. 인간의 선한 의도를 신뢰하지 않으므로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투명한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게 이 이론의 장점이야. 무엇보다 현실의 이기적인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모습을 잘 설명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지.

문제점- 영원한 불안

하지만 홉스의 이론에는 치명적 약점이 있어. 그가 사람의 본성을 이기적이라 보는 이상, 사람들은 법의 빈틈을 노려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게 마련이야. 나아가 강자의 힘이 더 이상 강하지 않은 상황이 오면,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도발하게 돼. 왜 인간은 이기적이니까. 이리하여 계약 뒤의 세계도 항구적 불안 상태이기는 마찬가지야.

이를 막는 유일한 방안은 인민들이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거야. 그 자발적 복종은 어떻게 가능할까 우선 법이 정당성을 가져야 하고, 그에 복종하려는 인간의 자발성이 있어야 해. 그런데 홉스에게서 법은 곧 힘이야. 힘 이외의 어떤 것도 법을 정당화해주지 못해. 무엇보다도 그는 인간 본성을 악하다 단정해놓았기 때문에 자발적 복종이란 건 원천적으로 나올 수 없는 대안이야. 따라서 홉스의 인간관은 영원한 불안 상태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 이론이 돼버리는 거지.

우한기 | 광주 플라톤 아카데미 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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