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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이고 유능하지만, 미녀라는 감옥에 갇혔다… ‘미녀 삼총사2’가 그린 그 시절 여성상

Y2K 시절 선망의 여성상 그린 ‘미녀 삼총사2: 맥시멈 스피드’… ‘있는 그대로’일 자유는 상상 못한 시대
등록 2026-10-22 21:19수정 2026-10-26 10:46
‘미녀 삼총사2: 맥시멈 스피드’는 여성의 성적 매력과 직업적 유능함이 공존할 수 있다는 2000년대 초반 새로운 관념을 대변하는 영화다. 하지만 그런 여성의 힘이 남성의 통제 아래에서만 선하게 쓰일 수 있다고 보는 한계를 지닌다. 네이버 영화

‘미녀 삼총사2: 맥시멈 스피드’는 여성의 성적 매력과 직업적 유능함이 공존할 수 있다는 2000년대 초반 새로운 관념을 대변하는 영화다. 하지만 그런 여성의 힘이 남성의 통제 아래에서만 선하게 쓰일 수 있다고 보는 한계를 지닌다. 네이버 영화


누구나 젊은 날을 쉽게 잊지 못한다. 밀레니얼 시대가 막 시작되던 그때를 단순히 과거로 규정하기엔 나는 얼마나 젊었던가. 그 시절의 분위기, 패션, 음악도 생생히 떠오르지만 영화는 특히 잊을 수 없다. 2000년대 초반의 감성, 강한 여성의 당당함, 마치 걸그룹 같은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영화 ‘미녀 삼총사2’도 그중 하나다.

찰리가 주축인 탐정사무소의 요원으로 일하는 내털리, 딜런, 앨릭스는 ‘찰리의 천사들’이라 불린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요원이 관리하던 타이타늄 반지가 도난당하자 삼총사는 3년 만에 새 프로젝트에 투입돼 사라진 반지를 찾는다. 그런데 찰리의 옛 부하인 매디슨이 악당이 돼 나타나 이들의 작전을 사사건건 방해한다.

 

싸울 때도 빠지지 않는 하이힐

 

‘미녀 삼총사’의 핵심 설정은 제목 그대로 주인공 삼총사가 미녀라는 점이다. 이는 2000년대 초반의 시대 분위기와 관련이 깊다. 와이투케이(Y2K) 시대의 여성들은 아름답고 유능한 여성을 선망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여성의 성적 매력과 직업적 능력을 대립시키는 고정관념이 강했으나 새로운 시대의 여성들은 기성세대의 낡은 통념을 거부했다. 그들은 성적 매력과 직업적 유능함을 동시에 욕망했고 둘은 얼마든지 양립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들의 매력과 유능함을 극대화하는 장치는 변신이다. 삼총사는 러닝타임 내내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의상을 입으며 자유자재로 변신한다. 지루하고 고정된 한 가지 역할만 수행하던 구시대 여성과 다르게 의상의 변화만으로도 정체성을 마음대로 갈아 끼울 수 있다는 점이 여성 관객에게 해방감을 선사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들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든 미녀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러니에 갇힌다. 자유자재로 변신할 자유와 능력은 주어졌지만 아름답지 않을 자유는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이런 부자유는 액션으로도 이어진다. 영화에는 삼총사를 돋보이게 하는 로라이즈팬츠(골반바지), 스모키화장, 크롭톱(배꼽티) 등 그 시절 패션 아이템이 대거 나오는데 그 와중에 유독 눈에 띄는 구시대의 유물이 바로 하이힐이다. 미녀 삼총사의 액션은 언제 어디서든 하이힐과 함께한다. 대규모 액션 장면인 선상 컨테이너 신에서도 이들은 하이힐을 신고 맹렬하게 싸운다.

‘미녀 삼총사2: 맥시멈 스피드’는 여성의 성적 매력과 직업적 유능함이 공존할 수 있다는 2000년대 초반 새로운 관념을 대변하는 영화다. 하지만 그런 여성의 힘이 남성의 통제 속에서만 선하게 쓰일 수 있다는 보수성이 드러나는 한계를 지닌다. 네이버 영화

‘미녀 삼총사2: 맥시멈 스피드’는 여성의 성적 매력과 직업적 유능함이 공존할 수 있다는 2000년대 초반 새로운 관념을 대변하는 영화다. 하지만 그런 여성의 힘이 남성의 통제 속에서만 선하게 쓰일 수 있다는 보수성이 드러나는 한계를 지닌다. 네이버 영화


 

‘빌런’ 데미 무어는 전신 성형

 

액션의 전반적인 스타일은 그 시절 최고 인기작인 ‘미션 임파서블’을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삼총사는 몽골과 멕시코의 이국적 풍경을 배경 삼아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수행한다. 여기에 부제인 ‘맥시멈 스피드’에 걸맞게 전투기, 모터사이클, 스포츠카 등 빠르고 현란한 장비가 총출동한다. 액션이 다소 황당할지라도 눈이 즐거운 자극과 속도를 우선시하던 당시의 트렌드를 충실하게 반영한다.

영화 전반부가 미녀의 정체성에 집중한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이 영화가 진정으로 강조하는 건 삼총사임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왜 삼총사일까? 비슷한 시기에 인기를 끈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이나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이 항상 절친한 친구 둘 혹은 셋과 함께 다녔던 걸 보면 당시에는 흔했던 설정이다. 이 시대의 여성들은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고 협력하며 임무를 완수하는 여성 연대를 중요시했다. 따라서 삼총사에게 우정은 사적 감정일 뿐만 아니라 불가능한 임무를 완수하는 데 필요한 능력의 일부이기도 하다.

매디슨은 이들의 연대를 위협하는, 강력한 빌런이다. 그는 찰리에게 원한을 품고 변절해 삼총사를 공격한다. 매디슨이라는 캐릭터의 재밌는 점은 영화의 뒷이야기에서 드러난다. 매디슨을 연기한 데미 무어는 당시 40대였는데 비키니를 입고 등장하는 장면을 위해 거액을 들여 전신 성형을 강행했다. 아직 동안 열풍이 일기 전이었는데도 데미 무어의 성형은 폭발적 관심을 끌었고, 그가 비키니를 입고 등장해 역시 비키니 차림인 캐머런 디아즈와 만나는 장면은 ‘미녀 삼총사’ 하면 떠오르는 상징이 됐다.

 

미녀 삼총사는 남성 찰리의 천사

 

그러나 영화 안에서 매디슨과 삼총사는 미녀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완벽하게 상반된 존재다. 삼총사가 찰리의 천사인 반면, 매디슨은 타락 천사다. 영화는 여성의 매력과 능력을 찬양하지만, 그 힘은 남성의 통제 아래에서만 선하게 쓰일 수 있다는 보수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미녀 삼총사’의 성공 이후 여성 주연의 액션영화는 새로운 트렌드를 맞이한다. 앤젤리나 졸리 주연의 ‘솔트’, 샬리즈 세런 주연의 ‘아토믹 블론드’ 같은 작품은 이전 영화들보다 육체적이고 실감 나는 액션을 선보인다. 영화 속 여성들은 혼자 외롭고 처절하게 싸우고 그로 인한 상처와 고통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에 비하면 ‘미녀 삼총사’는 액션을 화려한 쇼의 안무처럼 연출했던 시대의 산물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선사한 즐거움까지 낡은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이 세계의 세 여성은 다양한 정체성으로 무장하고 남성을 제압하며 사랑보다 우정을 앞세우면서 자유롭게 세상을 누빈다. 다만 그 자유에는 언제나 아름다워야 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즐겁고 발랄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미녀 삼총사’는 여성이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었지만, 본연의 모습 그대로 존재하는 자유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던 시대의 영화다.

 

양민영 주짓떼라·‘운동하는 여자’ 저자

 

*액션 읽는 여자: 여성 주연 영화를 보며 여성의 시선으로 ‘싸우는 몸’을 발견하는 시간. 여성의 몸을 향한 협소한 시선을 확장하는 칼럼. 4주마다 연재.

 

자기방어 팁: 목 졸림 방어법

 

삼총사 가운데 드루 배리모어가 연기한 딜런은 선상 컨테이너 장면에서 옛 남자친구에게 목이 졸린다. 뒷공간이 벽으로 막혀 빠져나갈 수 없는 가운데 목이 졸리는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 목이 졸렸을 때는 방어할 시간이 많지 않다. 짧은 시간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최대한 신속하게 방어해야 한다.

우선 목을 보호하는 게 급선무다. 목이 졸리는 즉시 목을 움츠리고 턱을 최대한 아래로 끌어당겨 경동맥을 보호해야 한다. 그다음 두 손으로 목을 조르는 가해자의 손을 더듬어 손가락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아야 한다. 보통 약지나 새끼손가락이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작은 틈을 비집고 손가락을 넣어 가해자의 손가락 관절을 꺾는다. 이후 가해자가 고통스러워하는 틈을 타서 재빨리 거리를 벌려 도망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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