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우리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014년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인의 총칼에 목숨을 잃은 소년을 통해 도덕성과 인간의 양심을 고찰한 소설가 한강(54)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2024년 10월10일(현지시각)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생애의 유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을 쓴 한국의 작가 한강을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이어 “한강은 작품에서 육체와 영혼, 삶과 죽음의 간극을 고유의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장을 통해 현대 산문의 개척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노벨 문학상 위원회 안나카린 팔름 위원은 이날 발표에서 “‘소년이 온다’는 인간의 삶과 죽음이 어떻게 얽혀 있으며, 그 트라우마가 어떻게 여러 세대에 걸쳐 인구 집단에 남아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한 작가의 매우 부드럽고 정확한 산문은 그 자체로 잔인한 권력의 소음에 대항하는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노벨 문학상 위원회는 매년 220명의 작가 후보군에서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상 소식을 전하기 위해 한강에게 전화를 걸었던 스웨덴 한림원 소속 맛스 말름은 “한강은 수상 소식을 들을 당시에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막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상태였다”며 “그녀는 수상을 전혀 기대하지 못한 듯 보였지만 이내 12월 수상식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한강이 처음 영어로 번역돼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받은 ‘채식주의자’의 작가라고 소개하면서 어니스트 헤밍웨이, 토니 모리슨,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 앞선 수상자들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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