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9월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가 천만 관중 시대를 맞았다. 사실, 2024년 프로야구의 흥행 전망은 밝지 않았다. 추석을 ‘하(夏)석’이라 불러야겠다는 농담이 진담처럼 들릴 만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고, 올림픽이 열린 해이기도 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곤 무료였던 프로야구 온라인 시청이 유료로 전환되며 팬들의 원성을 샀다. 하지만 시즌 개막 이후 기록적인 매진 행렬이 이어지면서 전인미답의 천만 고지가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정복됐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인기 예능 ‘최강야구’의 흥행 등으로 새로운 팬층이 생겨났다. 야구 스타들의 예능 출연과 유튜브 방송까지 겹치며 야구가 ‘엔터테인먼트’화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팬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한국야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처음 야구장을 찾은 사람 가운데 여성 비율은 48.6%에 달했다. 새롭게 야구장에 유입된 여성 관람자 가운데 31.4%가 20대였고, 미혼 비율은 53.2%였다. 야구장의 주력이 ‘고향 사랑 지극한 아저씨들’에서 ‘응원과 치맥 그리고 굿즈를 좋아하는 청년들’로 형질전환된 기념비적인 시즌인 셈이다.
2023년까지 까다롭게 제약되던 경기 영상 활용 저작권이 2024년 유료화 과정에서 ‘경기 영상 관련 숏폼’ 등 2차 저작물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된 것도 팬들의 문화적 요구에 부응하는 효과를 낳았다. 누적 조회수 4천만 회를 돌파하며 전세계적인 ‘챌린지’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아 타이거즈 치어리더의 ‘삐끼삐끼 춤’ 영상의 인기는 프로야구가 젊은 세대의 오락으로 수용되고 그 재미가 어떻게 향유되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최고의 인기팀인 기아 타이거즈가 7년 만에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한 것도 프로야구 전체 흥행몰이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도니살’(도영 니땀시 살어야) 열풍을 일으킨 호타준족 김도영 등 20대 초반 선수들의 활약도 흥행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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