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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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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가능성’을 깨우세요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장들레의 플레이리스트
등록 2022-04-29 01:44 수정 2022-04-29 10:53
❶<그것이 알고싶다> 밀실에서의 기이한 죽음, 그리고 방에 남은 의문의 그림. 유튜브 갈무리

❶<그것이 알고싶다> 밀실에서의 기이한 죽음, 그리고 방에 남은 의문의 그림. 유튜브 갈무리

❷<금쪽 상담소> 자신을 해고한 국장님에게 반갑게 인사한 박소현, 안 좋았던 기억은 전부 잊어버린다?! 유튜브 갈무리

❷<금쪽 상담소> 자신을 해고한 국장님에게 반갑게 인사한 박소현, 안 좋았던 기억은 전부 잊어버린다?! 유튜브 갈무리

❸<티키틱> 오랜만에 집 왔는데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 유튜브 갈무리

❸<티키틱> 오랜만에 집 왔는데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 유튜브 갈무리

어떤 음악은 꼭 내 일기장 같다. 장들레(32·싱어송라이터·본명 장한나)의 음악이 특히 그랬다. “사랑받고 싶어서 나 말이 많아져. 사랑받고 싶어서 나 말이 빨라져. 나 확인받고 싶은 마음에 자꾸 급해지는 것 같아.”(<사랑받고 싶어서> 중에서) 이런 가사를 쓰게 된 경위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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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텐션이 높다보니 사람들에게 분주한 에너지를 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대체 왜 이러지? 왜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오버할까? 생각해보니 결국 사랑받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미움받지 않으려고 너무 애쓰며 살지 않았나 싶어요.” 어떤 식으로 애쓴 게 제일 마음에 걸리는지 묻자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이 제일 비겁했다”고 했다. “왜 내 마음이 상했는지 제대로 표현하지 않고 대화를 회피”했다는 것. 그런 거라면 나도 자주 비겁하지 않았나 싶다. 좋은 말은 잘하면서, 왜 당신이 밉고 불편한지는 얘기하는 법을 몰라서, 말해도 바뀌지 않으리라 낙담해서, 미움받기 싫어서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쌓인 마음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괜찮은 어른이 되는 걸까? “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모르겠어요>라는 곡을 썼어요.”

“엄마, 진심은 뭘까요. 내게 가르쳐줘요”라는 가사가 이어지는 <모르겠어요>는 장들레의 곡 중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노래를 내지 않으려 했단다. “확신이 없었어요. 계속 ‘나 힘들어요, 사랑하고 싶어요’ 하며 제 얘기를 하려니 민망하기도 했고. 그래서 소속사 사장님(전설의 포크 듀오 ‘옥상달빛’의 김윤주)께 물었어요. 진짜 내도 되는 걸까요? 그러자 사장님이 꼭 내야 한대요. 이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먹먹해진다고. 그래서 낸 건데 사람들이 좋아해주셔서 신기해요.”

그때의 경험 이후 장들레는 세상에 자신의 작업물을 보여주기 전에 미리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어쩌면 이것도 제 가능성을 믿어주지 않아서 생긴 일 같아요. 이 노래 무조건 뜬다, 이런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자연스럽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제일 좋은 때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며칠 전 나온 곡의 제목은 <우리들의 가능성>이다. 내가 이 낯선 뮤지션에게 반하게 된 것도 이 노래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명도 ‘장들레의 가능성 그리고 타임머신’이던데, 그는 어쩌다 ‘가능성’을 본인의 슬로건으로 가져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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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스스로를 믿어주는 사람이 못 돼요. 그런데 하루는 엄마가 저한테 그러셨어요. ‘한나야, 사람은 가능성이야.’ 비슷한 시기에 친구들도 같은 얘기를 해줬어요. ‘한나야, 네가 너를 믿지 못하면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널 칭찬하고 좋아해줘도 소용없어.’ 그때 ‘가능성’이란 단어에 세포가 깨어난 것 같아요. 내 가능성을 믿어주고, 다른 사람들의 가능성도 믿어주고 싶어서 쓴 곡이에요.”

우리들의 가능성을 노래하는 그가 요즘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건 사람의 마음이다. “마음이 그 사람의 전부잖아요.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요. 그 사람의 눈빛, 툭툭 던지는 말투, 이런 것이 다 마음에서 시작되니까.” 그러면서 추천한 유튜브 채널은 <그것이 알고싶다>❶였다.

“세상엔 아름다운 것도 많지만 비극적인 일도 많잖아요. 그런데 저는 동화 같은 세상에서 사는 걸 꿈꿨고, 자주 동화같이 생각하다보니 이런 이야기들을 보며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해요. 인간이란 뭘까. 누구의 잘못일까. 그 한 사람에 대한 문제가 아니고 그 가정에 대한 문제고 가정을 보살피지 못한 사회의 문제가 있잖아요. 그걸 자꾸 생각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비슷한 이유로 오은영 선생님의 <금쪽 상담소>❷도 즐겨 봐요. 다 큰 어른들의 마음을 살피고 용기 있게 대면하도록 도와주는 대화에 위로를 얻어요. 이번 박소현 선생님 편이 특히 그랬어요.”

정성은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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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들레(인스타그램 @deulrejang)의 플레이리스트

<그것이 알고싶다> 밀실에서의 기이한 죽음, 그리고 방에 남은 의문의 그림

<금쪽 상담소> 자신을 해고한 국장님에게 반갑게 인사한 박소현, 안 좋았던 기억은 전부 잊어버린다?!

<티키틱> 오랜만에 집 왔는데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

*남들의 플레이리스트: 김주은 IP 프로듀서와 정성은 비디오편의점 대표PD가 ‘지인’에게 유튜브 영상을 추천받아, 독자에게 다시 권하는 칼럼입니다. 격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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