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사 제공
홍상수가 죽지도 않고 또 왔다. 더 좋은 작품으로. 9월17일 개봉한 <도망친 여자>다. 과거 홍상수 영화들은 재밌지만 찝찝했다.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는 남성들의 모습을 ‘찌질하지만 이토록 인간적인 귀여운 나’로 여기는 게 불편했기 때문이다. 왜? 찌질할 수 있는 것도 권력이니까. ‘여자들은 이렇게 열심히 화장하는데 남자들은 왜 맨얼굴로 다녀? 못생긴 게 자랑이야?’ 그러다 명상 서적에서 한 글귀를 보았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사치를 자신에게 허용해라.’ 그제야 깨달았다. 홍상수 감독은, 아니 홍상수로 대표되는 남성 권력은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사치를 누려왔구나. 이제는 여자들이 누릴 차례다.
“홍상수는 과거에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란 영화를 만들었다. 이 사랑스럽게 절제돼 있고, 작은 즐거움을 안겨주는 <도망친 여자>는 그 미래가 바로 지금이라고 말하고 있다.”(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도망친 여자>는 영감의 원천이자 연인인 김민희와 함께한 7번째 영화다. 이번 작품은 유독 여성으로서 보기 즐겁다. 줄기차게 남성 이야기에 천착해왔던 홍 감독이, 그래서 과연 더 할 말이 있을까 싶었던 노감독이, 여자와 남자를 뛰어넘은 관계성에 주목하고, 결혼제도를 뛰어넘은 다양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홍상수 감독의 이러한 목소리는 현재 자신이 선택한 관계에 대한 해명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감독의 의도(?)를 넘어 동시대 여성들의 진솔한 삶에 다가선다. 아마도 베를린영화제가 그에게 감독상을 안긴 이유일 것이다.”(미디어평론가 이정희)
혹시 당신이 서울에 산다면 종로구에 있는 독립영화관 에무시네마에서 보길 권한다. 그곳만큼 이 영화를 보기 좋은 장소는 없을 테니까!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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