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새 버전이 8월27일 공개됐다. 그런데 애플 모바일 기기에선 이를 내려받을 수 없다.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퇴출한 탓이다.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스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게 발단이 됐다. 에픽게임스는 8월 중순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도입하고, 앱스토어에서 구매할 때보다 20% 싼 가격에 게임머니와 아이템을 살 수 있게 했다. 앱 내 결제에 30% 수수료를 떼어가는 앱스토어 정책에 반기를 들며, 대놓고 이를 우회한 것이다.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은 보안을 이유로 온라인 콘텐츠 거래에 대한 제3자 결제 시스템 이용을 금지해왔다. 다만 음식 배달, 차량 공유, 쇼핑 등 실물 거래가 이뤄질 때는 예외다.
애플은 곧바로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내쫓았다. 애플은 에픽게임스의 3차원(3D) 게임 개발 도구인 언리얼 엔진 차단도 예고했다. 이에 에픽게임스는 애플이 반독점법 등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앱스토어 차단 조처에 긴급중단 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증언에 동참하며 에픽게임스를 지지했다.
에픽게임스는 게임회사답게 콘텐츠를 활용한 공중전도 벌였다. 에픽게임스는 <포트나이트> 게임 내 가상세계에서 ‘#포트나이트에 자유를’(#FreeFortnite)이라는 토너먼트를 열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해시태그 운동을 진행했다. 애플이 1984년 IBM을 독재자로 표현한 슈퍼볼 광고를 패러디하며 앱스토어 정책을 비판하는 광고 영상도 공개했다.
미국 법원은 8월24일 “에픽게임스가 자초한 일”이라며 긴급중단 명령을 내려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다만 애플이 언리얼 엔진과 개발자 계정을 차단하면 안 된다고 명령했다.
한편, 구글도 최근 그동안 게임 앱에만 적용해온 앱 내 결제 모듈과 수수료율을 모든 콘텐츠 앱에 확대 적용하겠다고 예고했다.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가 모바일 앱 시장의 80%를 점유한 상황에서 이를 거부하긴 쉽지 않다. 법원이 일단 애플 손을 들어줬지만, 에픽게임스가 불붙인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 코리아> 기자
관심분야 - 기술, 인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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