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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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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아야 할 트레일런의 거의 전부

거기가 제주이기 때문에 권합니다
등록 2016-09-07 17:19 수정 2020-05-03 04:28
트레일런은 포장되지 않은 길을 달리는 아웃도어 스포츠다. 달리기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에 응답하는 스포츠다. 안병식 제주울트라트레일러닝대회 디렉터 제공

트레일런은 포장되지 않은 길을 달리는 아웃도어 스포츠다. 달리기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에 응답하는 스포츠다. 안병식 제주울트라트레일러닝대회 디렉터 제공

1. 트레일런(Trail-run). 산악 달리기다. 포장되지 않은 들길을 달리는 아웃도어 스포츠다. 인간의 몸은 날 순 없다. 오직 달릴 뿐이다. 한계에 대한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이 어디까지, 얼마나, 어떻게 달릴 수 있는가. 말하자면 트레일런은 그에 대해 대답이다.

2. 그럼 아무나 못하겠다고? 그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 어느 종목에나 ‘스케일링’(scaling·비례축소)은 존재한다. 다만 건강과 운동에 어느 정도 관심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제 한 몸 가눌 수 있는 정도의 체력을 갖춰야 한다.

3.중요한 건 역시 ‘장비’다. 장비에 대한 도전이야말로 운동의 진짜 재미다. 트레일런의 장비는 애석(!)하게도 간단하다. 산길이나 포장되지 않은 길을 달려야 하기 때문에 트레일러닝화가 필수적이다. 러닝배낭도 준비해야 한다. 배낭에는 물, 휴대전화, 비상식량, 바람막이 재킷 등이 들어간다.

4. 국내에도 여러 트레일런대회가 있다. 그중에서도 제주대회를 추천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거기가 제주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경관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오름을 뛰어올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제주 지형을 내려다보는 일은 단언컨대 해볼 가치가 있는 도전이다.

5. 제주트레일러닝대회는 2011년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20개국 1200여 명이 참석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올해부터는 제주국제트레일러닝대회( www.trjeju.com)와 제주울트라트레일러닝대회( www.ultratrailjeju.com)로 나뉘어 열리고 있다. 산책에 가까운 5km 트레킹에서부터 100km 달리기까지 다양한 거리를 선택할 수 있다.

6. 올해 대회는 10월14일부터 16일까지 3일 동안 열린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스테이지 레이스’ 형태로 진행된다. 스테이지 레이스란, 하루에 정해진 코스를 완주하고 다음날 새로운 코스에 도전하는 방식을 말한다. 각 코스마다 8시간의 제한을 두고, 각각 32km(한라산 코스), 32km(오름 코스), 36km(해변 코스)를 나눠 뛰게 된다. 제주 지형 전부를 경험할 수 있는 코스 구성이다.

7. 스테이지 레이스의 특성은 기록 경쟁이 아닌 완주를 위한 도전이다.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 속에 우정을 쌓도록 하는 설계다. 한계에 도전하며 걷고 뛰다보면 덤으로 국제대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인증 포인트(3점)도 주어진다. 제주의 100km 코스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2013년부터 ITRA(세계트레일러닝협회) 공식 인증을 받았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일러닝대회는 UTMB(울트라트레일 몽블랑)인데, 15점의 인증 포인트를 획득해야 도전할 수 있다.

8. 물론, 하루만 참가할 수도 있다. 10월15일 하루 참가자는 18km 오름 코스를 뛰게 된다. 표선면 가시리 일대 갑마장길인데, 두 개의 오름과 곶자왈 그리고 잣성길을 뛴다. 갑마장길은 임금에게 진상하던 말들이 오가며 풀을 뜯던 길이다. ‘잣’은 제주어로 ‘널따랗게 돌로 쌓아올린 기다란 담’을 뜻한다. 18km 코스의 제한시간은 4시간이다.

*도움말: 안병식 제주울트라트레일러닝대회 디렉터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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