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화면 갈무리
레임덕이 확실히 왔나보다. 아니면 레임닭이든지. 올 초까지만 해도 서슬이 굉장했다.
‘닭치고’의 정체는 무엇인가? 표면적으로는 2∼3초만 지나면 기억을 잃어버리는 캐릭터들의 바보 개그, 연속된 사건의 논리를 파악 못하고 엉뚱한 전개로 이어가는 부조리 개그다. 그런데 사람들이 ‘닭’을 통해 다른 걸 읽어낸다. 학교가 싫다고 나가버렸다가 곧바로 돌아와 전학 왔다고 말하는 불닭을 보라. 신임 총리 후보들이 연속해서 자진 사퇴하자 사임한 총리가 다시 자리에 들어와 앉는 게 떠오르지 않나? 학생들이 아프다니 달려와서 엉뚱한 학생에게 약 주고 주사 놓고, 원래 배 아프던 애는 머리를 때려 “이젠 배는 안 아프지”라고 말하는 보건선생님은 뭔가? 사후약방문도 못하는 무능한 정부 아닌가?
보통 이런 개그에는 정상인 캐릭터가 하나 있어, 비정상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이 세계는 모두가 비정상, 누구도 서로의 어리석음을 눈치챌 수 없다. 그래서 이 바보들의 합창은 무한 반복의 루프 속에 있다. 밖에서 보면 답답하고 웃기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문제의식도 느끼지 못한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빠른 레임덕을 체험하고 있다. 그런데 이 레임닭이 무한 반복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냥 기분 탓이겠지?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진짜 경쟁자는 정치
정치 풍자 코미디가 돌아왔다. 이 분야의 양대 산맥이던 KBS 와
제목부터 패기 넘치는 이 코너는 단기기억상실증과 말바꾸기 선수인 정치인들의 고질적 행태를 그대로 무대에 가져와 배꼽을 쥐게 만들더니 급기야 아프다는 학생에게 응급처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돌팔이 보건선생님의 등장에서는 감탄까지 자아냈다. 뒷문으로 나가 표정을 바꾸고 앞문으로 되돌아온 학생에게 새 사람인 양 환호를 보낼 때는 이번 재·보궐 선거로 재기를 꿈꾸는 몇몇 인사와 그들의 지지도가 생각나 순간 부끄러운 마음마저 들기도 했다.
언젠가 최양락이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정치 풍자 코미디가 사라진 것은 정치가 재미없어서라고. 그렇다면 이 유행은 정치가 다시 재미있어졌다는 방증일까. 그보다는 이보다 더 우스우려야 우스워질 수 없는 코미디 정국에 진짜 코미디가 위기의식을 느낀 결과일지도 모른다.
김선영 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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