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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TV와 SNS의 동거

아슬아슬 TV와 SNS의 동거
등록 2014-06-26 15:36 수정 2020-05-03 04:27
〈음담패설〉(Mnet) 화면 갈무리

〈음담패설〉(Mnet) 화면 갈무리

일단 소원을 말해봐?<sns>(SBS)는 일단 반갑다. 오랜 독립여행자로서 흥미롭다. 출연자들에게 최저 여행경비만 준다. 제작진도 가이드도 개입하지 않는다. 숙소도 교통편도 직접 잡고, 모든 판단은 스스로 해야 한다. 아이돌이 노숙 도중에 파리의 습격을 받고, 렌트한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길을 잃어버린다. 확실히 배낭여행의 현실감과 아주 가깝다. 럭셔리 스타일의 여행을 추구하는 는 물론 제작진 병풍에 둘러싸인 보다 훨씬 더 독립적이다. 심지어 1인칭의 한계 때문에 여행자 자신을 보여주기 어려운 보다 역동적이다.
그런데 ‘SNS 원정대’라는 말이 붙는다. 솔직히 이 여행이 SNS의 소통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숙박, 교통, 여행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얻는 정도라면 모르겠다. 이 연예인 군단에 SNS는 마법램프 같은 거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미남씨 덕분에 하룻밤 숙소를 깔끔하게 해결한다. 이구아수폭포에서는 새벽부터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현지인이 준비해온 차량으로 가이드해준다. 좋게 해석하면 SNS를 통해 선의의 친구를 만나게 되는 것이지만, 악의적으로 보면 연예인의 지위를 이용한 폐 끼치기 여행이다.
나 역시 외국 도시에서 친구의 친구의 집에 묵기도 했고, 한국에 오는 외국 여행객에게 골목길 투어를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매우 수평적인 관계이고, 숙소를 제공받으면 식사를 대접한다는 등 암묵적 원칙들이 있다. 물론 출연자들은 그 선의로도 해결이 안 되는 충분한 고생을 겪은 것 같다. 그러나 나로서는 자칫 배낭여행자는 SNS를 통해 무엇이든 받아낼 수 있다는 잘못된 관념을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막말방송 삼위일체

(Mnet)에서 한번쯤 댓글수사대의 공격 대상이 됐던 아이돌 가수의 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댓글수사대라 쓰고 악플러라고 읽는다’고. “세계 최초 실시간 수사 방송”을 표방하는 음악토크쇼 은 ‘댓글러’와 ‘네티즌수사대’를 합성한 익명의 댓글수사대를 동원해 토크 주제에 대한 그들의 직설적인 반응을 콘텐츠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그 댓글 대부분은 이모티콘으로 대체해도 무방한 수준의 단순 감상에 머물고, 수사 역할도 인터넷 검색의 1차 결과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실시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많은 이들의 추천과 공감이 쌓여 만들어지는 ‘베플’(베스트 댓글)의 촌철살인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대신 제일 먼저 눈에 띄도록 최대한 자극적인 댓글들이 패널들의 선택을 받는다. 주제 또한 연예계 스캔들, 19금 가요, 가수 서열 세우기 등 공격적 댓글 유도에 최적화돼 있다. 여기에 독설의 아이콘 김구라가 진행을 맡고 있으니 그야말로 ‘막말 방송’ 삼위일체가 완성된 셈이다.
의 이런 성격은 뒷담화 전쟁처럼 변해가는 요즘 토크쇼들의 ‘막장’을 보여주는 듯하다. 종합편성채널의 집단토크쇼나 요즘 유행하는 상담토크쇼들만 봐도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막장 사연’들의 선정적 쾌감에 기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컨대 SNS의 단편적 화법을 통해 자극성을 극대화한 사례가 댓글수사대다. 김선영 TV평론가</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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