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공
는 못 봐도 그날의 게스트는 꼭 확인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떤 연예인이 물의라도 일으키면 나중에 에서 해명하겠군, 생각하던 시절.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를 주재료로 삼는 집단 토크쇼들과 달리, 여기서만큼은 단독 게스트의 시원하고 깊이 있는 속사정을 들을 수 있겠거니, 기대하던 시절 말이다. 그때가 황금기였다. 책에서나 보던 명사들의 입지전적 서사를 대중적 스토리텔링으로 다시 뽑아내고 흔히 보던 연예인들의 새로운 민낯을 찾아내는 것은 게스트의 이름값에만 기대지 않는 이 토크쇼의 힘이었다. 그랬던 방송이 정작 호스트인 강호동 자신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위기를 맞은 것은 아이러니하다. 돌아온 는 전성기의 힘을 되찾지 못했고 끝내 폐지가 확정됐다. 그 자신도 속 시원한 심경을 털어놓지 못한 채 복귀한 강호동의 직설은 예전처럼 날카로울 수 없었고, 게스트의 이야기를 받아치는 것만큼 잘 들어주기도 했던 프로그램의 미덕 또한 그예 큰 몫을 했던 우승민의 패널 제외가 상징하듯 빛을 잃었다. 혹자는 예능의 새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한 탓이라고도 하고 강호동 몰락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은 더 이상 새롭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옛날 같지 못해서가 아니었을까. ‘토크’의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알려줬던 시작을 기억하는 이로서 그 초심이 그립고 폐지는 아쉽다. 갈수록 말의 힘이 약해지는 시대라 더 그렇다.
애증의 도사가 저 멀리 떠나가고 있다. 솔직히 처음엔 전혀 좋아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독실한 무신론자인 나로서는 공적인 미디어에 무속인이 해결사로 등장하는 것 자체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강호동의 호통식 진행의 통쾌함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지만, 그의 호령에 질려가기도 했다. 게다가 출연자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준다는 형식은 실제 알맹이와는 관련 없는 경우가 많았다. 김래원이 “아직 20대인데 다들 내 나이에 놀란다”고 하니 “20대 같지 않은 뛰어난 연기 때문”이라는 하나마나 한 답을 내놓고 “고민 해결!”이라고 외친다. 출연자 대부분이 영혼 없는 만족감을 표시하는 것도 어이없었다. 하나 이런 눈 가리고 아웅 속에서도 만의 탁 하는 즐거움이 없지는 않았다. 강호동의 직설, 유세윤의 깐족거림, 우승민의 엉뚱함…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구성이지만, 적절하게 역할을 분담하며 출연자의 속내를 끄집어내는 솜씨는 대단했다. 이하늘 출연 편에서 그간 불화로 만나지 못하던 DJ DOC 멤버 정재용을 깜짝 출연시키며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백지영·윤여정 등이 쉬쉬하던 과거와 소문을 겉으로 드러내게 해준 것도 훌륭한 장면이었다. 는 사라지지만 중요한 두 줄기를 남겼다. 하나는 같은 명사 초대 치유형 토크쇼, 다른 하나는 로 대표되는 직설 폭로형 토크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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