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선생을 잘 만나기 위해 정중동론에 대해 얘기했다. 그 출발점은 정지해 있는 상태에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고, 여기에 필수적인 게 특정 부위의 피가 증발하거나 새는 걸 막는 일이다. 이를 위해 수년간 헬스클럽에 꾸준히 다녔다. 간간이 수영도 했다. 배에는 몽쉘통통 복근이 생겼지만, 정작 거기에는 큰 쓸모가 없었다. 그러다 만난 귀인이 ‘맛스타드림’이다.
귀인을 저자로 모셔 라는 포스 근육 만들기 책을 내기에 이르렀는데, 그분이 유난히 강조하는 게 ‘스 ’(사진)이었다. 난생처음 듣는 용어였지만, 알고 보니 간단했다. 쭈그려 앉았다 일어서는 운동법이다. 재래식 화장실에서 엉거주춤 앉아 있는 자세를 떠올리면 된다. 그분은 이 운동이 특히 거기에 좋다고 귀띔해주셨는데, 난 귀가 얇다. 맨몸으로 자세를 익힌 뒤 조금씩 중량을 늘렸다. 보조기구 없이 30kg 정도의 바벨을 얹고 앉았다 일어서는 게 자연스러워질 무렵,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당신도 서너 달이면 이 정도에 이를 수 있는데 그러면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오빤 침대 위의 마징가제트야.”
맛스타드림은 등에서 시작해 엉덩이를 거쳐 허벅지로 이어지는 근육이 인간 근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 근육의 크기가 근력을 좌우한다고 했다. 스테로이드 주사라는 편법을 활용해 손쉽게 근육을 키우는 사례가 왕왕 있다고 하는데, 제대로 된 스 운동 한 번은 부작용 없는 천연 스테로이드 주사 한 방이라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징가제트가 되면 뭐하나, 영혼 없는 마네킹은 금방 싫증 나는 딜도에 불과하다.
예나 지금이나 누군가를 사귀면서 느닷없이 “나 외로워” 하는 말을 듣고는 한다. 그러면 난 벙어리 마네킹이 돼버린다. 속으로 이런 말을 되뇔 뿐이다. ‘외롭냐? 나도 외롭다. 누구나 외롭다. 외로움은 죽을 때까지 달고 사는 거다.
그렇다고 쓸쓸한 표정으로 마주 앉아 있는 그녀에게 이런 속내를 밝힐 수는 없다. 여기에다 이따금 ‘재밌는 얘기 해줘’ 같은 당혹스런 사례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오 선생의 한 축인 마음 선생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다. ‘외롭다’고 한쪽이 부르짖는 커플은 그나마 소통이 원활한 축에 들지 모른다. 보통은 구차해진다거나 자존심이 무너진다고 여기기 때문에 다른 뉘앙스로 우회해 표현한다. 남자는 이런 호소를 접하면 ‘왜 삐쳤어?’ 하고 치명적인 용어 선택의 실수를 범한다. 팬터마임의 대가가 아닌 한 마음을 드러내고 받아들이는 건 대화를 통해서 가능하다. 마음 선생은 대화, 곧 소통의 기법일 텐데 이게 몸 선생보다 더 어렵다. 나 역시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중에 현묘한 기술을 부리는 커플을 발견했다. 남자가 여자보다 6살 어린 6년차 커플의 사례를 통해 마음 선생을 만나보겠다. 다음 시간에.
이성욱 씨네21북스 기획위원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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