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선생(오르가슴)을 편의상 이원론으로 해체하면, 몸 선생과 마음 선생으로 나뉜다. 먼저 몸 선생 편.
오래전 비뇨기과 의사와 대화를 나누다 속 터질 뻔한 적이 있다. 남자의 오 선생은 사정으로 완성된다, 가 아니라 남자는 사정하면 죄다 오 선생을 만났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동의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마스터베이션만으로 매번, 편리하게 오 선생을 초대할 수 있다는 뜻이니 여기에 동의할 남자, 없다. 마치 여자의 오 선생에 대해 남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경우의 정반대를 만난 듯했다. 영화 (사진)에서 그 유명한 레스토랑 오 선생 즉흥 연기 말이다. 오 선생을 위장한 교성에 속는 남자들을 비웃던 명장면. 그날 난 파시즘적 오 선생론 혹은 과학만능주의적 오 선생론 운운하며 반박했지만 그분은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경험이 불가능해서 그러리라 여겼다. 여자 의사였다.
그럼, 자위가 아니라 섹스 끝에 사정하면 얼마나 자주 오 선생을 만날까? 개인차가 있을 것이고, 내가 느낀 그 무엇이 오 선생이라고 확언하기도 어렵다. 여자의 오 선생? 더더욱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많은 남녀가 ‘예열론’을 신봉한다. 불붙이기 전에 예열을 잘하면 잘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론과 장소론이 가미되기도 한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갑자기 예열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를 보며 깔깔 웃다가 쓱 거기로 손을 넣는다거나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갑자기 그곳에 발라 먹을 때, 효과 봤다는 이가 꽤 많다.
야동 관계자가 아닌 한 이런 상황과 장소를 적확하게 상상하거나 로케이션하기 어렵다. 그래서 궁극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정중동(靜中動)론’! 나에게 첫사랑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첫 경험 때, 첫 사정의 느낌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행스러운 건, 첫 삽입의 느낌만은 강렬하게 몸에 새겨졌다는 것인데 정중동론은 이를 응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는 방식이랄까. 정지 상태의 평온함이 우선이요, 꿈틀꿈틀이 뒤를 수행하는 식이다. 이게 약이 된 건 상대방 역시 오 선생과 만나는 가능성과 횟수가 높아지더라는 점이다. 어떤 오빠는 예열도 이렇게 한다고 했다. 결합 상태에서 인내심으로 잠복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저쪽에서 움찔하며 신호를 보내온다는 것이다. 이들을 터득하면, 반드시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오빠, 대체 이걸 어디서 배웠어?”
그런데 정중동론을 잘 실천하려면 절대적인 필요조건이 하나 따라붙는다. 지속 가능한 발기다. 피가 펄펄 끓어넘치는 20대가 지나면 피가 조금씩 증발하거나 새는 모양이다. 약을 치지 않고, 생물친화적으로 문제를 풀려다보니 오랜 시간 골머리를 썩여야 했다. 마침내 해결책을 발견했는데, 이런! 지면이 끝났다. 마음 선생을 모시러 가는 길에 잠깐 만나고 지나가자.
이성욱 씨네21북스 기획위원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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