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준 제공
무더위가 기승이다. 늦은 밤 한강에서 즐기는 차가운 맥주 한잔이 절로 간절하다. 피서는 늘 서울을 벗어나야 제맛이라 여긴다. 하지만 한강도 나쁘지 않다. 한여름밤의 소박한 낭만이다. 조금 더 휴가처럼 즐기는 방법도 있다. 캠핑이다. 한강변에는 서울에서 처음 문을 연 난지캠핑장(02-304-0061)이 있다. 이맘때는 더위를 피해 찾아든 사람들로 붐빈다. 다만 강변북로의 차량 소음이 좀 심하다. 조금 더 한량처럼 누리고자 한다면 지난해 5월 개장한 노을캠핑장(02-304-3213)이 낫다. 유명세는 덜하다만 압도적 풍광을 갖는다.
노을캠핑장은 난지캠핑장에서 지척이다. 노을공원 내 북서쪽이다. 노을공원은 하늘공원과 더불어 난지도의 쓰레기산이었다. 그 가운데 높이 94m의 제1매립지가 노을공원이다. 약 34만㎡ 의 면적이다. 하늘공원의 1.8배다. 2004년 9홀의 대중골프장을 겸해 열었다. 지난 2008년에 재개장하며 지금의 가족공원으로 변모했다. 지형은 골프장의 대지를 적절히 활용했다. 잔디밭이 많고 완만한 경사의 둔덕이 들고 난다. 그 위에 대형 조각품들을 배치했다. 김영원씨의 나 심문섭씨의 등 10여 점이다. 마치 조각공원을 거니는 듯하다. 무엇보다 평지에 솟은 94m의 인공산과 정상의 너른 평지가 갖는 매력이 두드러진다. 사방이 탁 트였다. 서쪽으로는 한강이 내려다보이고 반대쪽으로는 안산과 북한산 등 서울의 산세가 장관이다. 비슷한 높이의 산들보다 널찍하고 화려하다.
캠핑장 역시 높은 지대의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 서울에는 난지캠핑장을 비롯해 중랑캠핑숲과 강동그린웨이캠핑장 등이 있다. 하지만 노을캠핑장만큼 좋은 경치를 갖지는 못한다. 전망뿐만이 아니다. 빌딩이나 도로로부터 한참 벗어나 산속의 캠핑장 같다. 호젓한 녹지의 느낌이 짙다. 아이들을 위한 자연물놀이터나 누에생태체험장도 흥미롭다. 자연물놀이터는 잔디밭 위에서 나무블록을 쌓거나 나무터널과 나무미로를 지나며 논다. 자연친화적이다. 누에생태체험장은 도심에서 관찰하는 누에의 한살이다. 유익한 체험학습장이다. 그 이름처럼 노을도 빠트릴 수 없다. 노을공원의 서편 산책로는 한강과 평행하다. 난간 아래로 강변이다. 성산대교에서 가양대교까지 굽이쳐 흐른다. 해 질 녘에는 서울 도심과 한강의 노을을 바라보며 산책한다. 여기까지는 누구에게나 허락된다. 노을공원은 7~8월에도 밤 9시까지 개방한다. 하지만 노을이 진 뒤 서울의 야경은 오롯한 캠핑객들의 몫이다. 노을공원에서 바라본 한강과 도심의 야경은 서울의 어느 전망대 못지않다. 더없는 호사다. 그 자리가 자연의 품이고 보면야. 도란도란 둘러앉아 기울이는 술잔이나 가족 간의 단란한 바비큐도 한층 각별하다. 서울이지만 서울이 아닌 양하다.
캠핑 시설도 나쁘지 않다. 별도로 전기 사용이 가능한 사이트를 뒀다. 화덕이나 테이블 등도 잘 갖췄다. 장작이나 석쇠, 랜턴, 돗자리 등의 캠핑용품은 현장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다만 이동에는 일말의 수고가 필요하다. 저녁 8시 이후에는 개인 차량이 공원 초입까지 진입할 수 있다. 그 이전까지는 맹꽁이전기차로 짐을 옮겨야 한다. 공원 입구에서는 카트를 이용해 캠핑 사이트까지 운반한다. 별도의 샤워장이 없는 것도 조금은 아쉽다. 그럼에도 이들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외려 산속의 캠핑장보다 접근성도 좋고 풍경도 다채롭다. 예약은 월드컵공원 홈페이지(http://worldcuppark.seoul.go.kr)에서 선착순으로 이뤄진다. 7월은 예약이 거의 끝난 상황이다. 8월은 아직 예약 상황이 여유롭다. 수시로 게시판을 확인하는 것도 좋다. 하루 전까지는 환불이 이뤄져 일정의 변경이나 취소도 잦다. 캠핑장 입장은 당일 밤 10시까지 완료해야 한다. 인근에는 마포농수산물시장이 있어 미리 장을 보기에 좋다.
박상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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