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선스타인 지음, 박지수·송호창 옮김, 후마니타스(02-739-9929) 펴냄, 1만5000원</font>
“일반적으로 동조하는 사람들은 집단의 이익을 위해 침묵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이익을 보호하는 사람으로 간주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대로만 행동하는 이기적인 개인으로 비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진실은 그 반대에 좀더 가깝다.”
리처드 탈러와 함께 펴낸 로 국내 독자에게 친숙한 카스 선스타인 미 하버드대 교수는 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대부분의 경우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지만, 동조하는 사람들은 그 자신에게만 이익이 된다”는 게다. ‘이견’이 멸종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우리 사회가 귀담아들을 만하다.
천동설이 지배하던 사회에서 지동설은 화형에 처해 마땅한 ‘이단’이었음을 기억해보자. “다수의 영향은 동조를 낳고 소수의 영향은 변화를 가져온다”고 했던가? 지은이는 이 말을 “사람들이 다수에 복종하기는 하지만, 다수가 진정으로 그들을 납득시키지는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었다. 사회적 규범을 관리하는 “법이 가진 권위 역시 마찬가지”란 게 헌법 전문가인 지은이의 관찰이다. 무슨 말일까?
지은이는 “법은 법이라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높은 도덕적 권위를 가진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시민들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해 법이 적절한 정보를 전달한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중요해진다. 사람들이 “법이 독단적인 엘리트들이 자의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고 느껴야 법의 권위가 산다는 게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사람들은 법이 그들을 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믿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법에 대한 불복종이 만연할 것”이란다. 이쯤되면 “더 많은 총과 몽둥이, 스파이와 경찰”이 필요해질 터다. 아찔하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잉고 슐체 지음, 노선정 옮김, 문학과지성사(02-338-7224) 펴냄, 1·2권 각 1만4천원</font>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귄터 그라스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이야기꾼”이라 극찬한 잉고 슐체가 지난 2005년 펴낸 두 번째 장편이자 그의 대표작이다. 1962년 옛 동독 지역인 드레스덴에서 태어난 슐체는 사회주의에 대한 절대적 신념이나 부채감이 없는 새로운 시선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폐해를 파헤쳐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다. 동독에서 성장한 문학청년 출신의 주인공이 통일 이후 자본주의에 눈떠 사업가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편지 형식을 빌려 세밀하게 담아냈다.
마이클 가자니가 지음, 박인균 옮김, 추수밭(02-546-4341) 펴냄, 2만5천원</font>
인간은 특별한가? 무엇이 인간을 특별하게 만드는가? 인간의 어떤 점이 다른 동물과 다른가? 인간이 특정한 방향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이유는 뭘까? 뇌과학 분야의 권위자인 지은이가 이 모든 질문에 내놓은 답은 싱거울 정도로 단순하다. “우리의 뇌가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란다. 그러곤 ‘우리의 뇌가 그렇게 생겨먹게 된’ 진화적 연원과 생물학적 구조를 더듬어가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인류가 밝혀낸 스스로에 대한 ‘착각’과 ‘진실’이 흥미롭다.
알뤼네드 서머스브렘너 지음, 정연희 옮김, 시공사(02-2046-2861) 펴냄, 1만3천원</font>
우리나라 성인의 96%가 권장 수면 시간에 턱없이 모자라는 잠을 잔다. 하루 수면 시간이 네댓 시간에 불과한 사람도 21%나 된단다. “시간은 우리의 것이지만, 한편 시간은 돈이므로 우리의 것이 아니다.” 지은이가 지적하는 ‘불면에 내재된 모순’이다. 어둠의 초월적 힘을 두려워한 고대로부터 ‘24시간 경제’가 만들어낸 풍요로운 현대에 이르기까지, 불면은 인류의 역사와 궤적을 같이해왔다. 동서와 고금에 따라 특징을 달리하는 잠 못 이루는 인류의 밤을 연대기로 풀어냈다.
제임스 램지 울만 지음, 김민석 옮김, 양철북(02-335-6407) 펴냄, 9500원</font>
미국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등반대의 일원이었던 지은이가 1955년 펴낸 산악소설이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지대에 자리한 알프스의 험준한 고봉 마터호른을 최초로 등정한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알프스 골짜기 마을 쿠르탈에서 호텔 접시닦이로 일하는 열여섯 소년 루디의 아버지는 ‘악마의 산’ 시타델에 오르다 목숨을 잃었다.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은 알프스 최후의 산, 소년은 아버지의 유품인 붉은 셔츠를 배낭에 넣고 모두들 불가능하다는 그 산 등정에 나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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