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보이, 댓츠 베리 핫. 사진 SBS 제공
SBS (웃찾사)이 달콤한 호르몬 덕분에 뜨거워졌다. 이 호르몬은 다 큰 어른 남자 둘이서 손을 꼭 잡고 길을 걸어다니게 한다.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고 교태를 부리게 한다. 운동을 하다 서로의 몸을 더듬으며 얼굴이 발그레해지게 만들고, 숨이 막혀 헐떡거리다가 깜짝 놀라게 한다. 모든 것을 야하게 만드는 호르몬. ‘초코보이’ 덕분에 요즘 세상이 “댓츠 베리 핫!”이다.
한동안 풀이 죽어 있던 방송 3사 개그 프로그램들이 한국방송 (개콘) ‘분장실의 강 선생님’을 필두로 조금씩 회복돼가는 느낌이다. 이 스럽게 자학 코드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면, 의 구원투수는 역시 참신한 음악으로 무장한 스타일 개그다. 김경욱·김태환의 ‘초코보이’는 우리 개그의 성적인 한계를 살짝살짝 건드리며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고 있다.
끝없이 반복되는 리듬 속에서 역시 리드미컬하게 톡톡 튀어나오는 “핫 핫 핫 핫 댓츠 베리 핫!”의 단순한 대사. 이 클럽 비트의 몽환적 분위기 속에서 이들은 온갖 일상의 상황들을 ‘섹시함’으로 바꾸어놓는다. 100m 달리기나 물속에서 오래 버티기를 하다가 숨을 헐떡대더니 갑자기 ‘핫’해지고, 격렬하게 유도나 스모를 하다가 상대의 육체를 더듬더니 ‘핫’해진다. 심마니가 발견한 특이한 인삼이나 ‘삼계탕’ 재료가 되기 위해 다리를 꼬고 있는 닭 역시 교태롭기 그지없다.
사실 주변의 모든 사물을 야한 걸로 느끼게 되는 착시 현상은 중학생 남자아이의 전형적인 사고방식이다. 남학교 선생님들은 점심시간 직후에는 교실 안의 사소한 물건들로 성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키며 아이들의 잠을 깨우곤 한다. ‘초코보이’가 내보이는 야한 상황 역시 거의 전형적이다. 이들이 새로운 에피소드에 들어가며, ‘초코보이 테니스’라고만 해도 예측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런 마음이다. ‘설마, 그걸 그렇게 하려는 건 아니지?’ 그런데 정말 그걸로 그렇게 해버린다. 그리고 막상 이 둘이 얼굴이 발그레해져서 “핫! 핫! 핫! 핫!” 하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달리 보면 그렇다. 우리는 테니스 경기장에서 격렬한 고음을 내지르며 서비스를 날리는 선수를 보며 약간의 성적인 상상이 떠오르더라도 입 밖으로 내놓지는 않는다. 문명인으로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부끄러운 거니까. 그런데 ‘초코보이’는 그런 장면들을 우리 앞에 천연덕스럽게 내보인다. 그 전에 살짝살짝 간을 보여주며 서스펜스를 유발하더니, 이내 우리로 하여금 함께 “핫! 핫! 핫! 핫!” 외치게 만든다.
‘초코보이’는 따라하기가 쉽지 않은 개그다. 자칫 술자리에서 그런 개그를 했다가는 센스 없고 유치하다고 타박을 받을 만한 소재들이다. 직장 상사가 그랬다간 성희롱 고소감이다. 그래도 따라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이 솜씨 좋은 두 청년들처럼 천연덕스럽고 리드미컬하게 “핫! 핫! 핫! 핫!” 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면 보는 걸로 만족하자.
이명석 저술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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