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이후로 클래식 지휘자의 카리스마는 갈수록 사위어간다. 신화적 거장들은 잇따라 타계했고, 목청 커진 악단 연주자들은 지휘자의 독재에 더 이상 눈감지 않는다. 그러나 무주공산의 시대에 음악적 내공으로 카리스마를 다지는 몇몇 중견 지휘자들도 있다.
11월11, 12일 각각 국내 연주회를 여는 파리 오케스트라의 사령탑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뮌헨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그렇다. 독일이 배출한 두 대가는 단단한 기본기, 명쾌한 음악적 색깔, 악단의 민족적·지역적 상징성 등을 바탕으로 카리스마를 구축했다. 11일 저녁 7시 고양아람누리극장(1577-7766)과 12일 저녁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588-7890, 6303-1919)에서 지휘할 에센바흐는 선율의 서정미에 대한 집요한 탐구자다. 모차르트, 베토벤 등에 밝은 명피아니스트 출신으로 선율의 탐미성에 일찍부터 눈떴고, 지휘의 거장 조지 셀에게 사사하면서 음을 발라내듯 집요하게 악보를 분석하는 내공을 전수받았다. 연주곡은 베를리오즈의 , 스트라빈스키의 , 라벨의 .
틸레만은 정통 독일 지휘자의 계보를 잇는 40대 거장이다. 2년 전부터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열광 속에 바그너의 대작 의 지휘를 맡고 있다. ‘카라얀의 적통자’로서 바그너, 슈트라우스, 브루크너 같은 독일 낭만주의 악곡에 특히 강하다. 11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031-783-8000)에서 뮌헨필과 함께 가을 서정이 깃든 브람스의 과 선율이 날래고 예민한 슈트라우스의 등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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