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의 ‘잘 팔리는’ 취향 모은 ‘국제현대사진전-플래시 큐브’전
▣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국내 굴지의 사설 컬렉션인 삼성미술관 리움은 대개 두 종류의 기획전을 한다. 현대미술 대가들의 ‘번쩍번쩍’한 소개전이 간판 격이나, 효율에 밝은 재벌가 수집관답게 미술판의 주요 트렌드를 정리해주는 잡화점식 전시도 곧잘 짜낸다. 9월30일까지 미술관 기획전시실에 차려진 ‘국제현대사진전-플래시 큐브’전은 후자의 성격이 뚜렷한, ‘삼성’스런 전시다. 세계 시장에서 잘 팔리는 현대사진 장르의 취향이 어떤 것인지를 이모저모 계통을 짓고 의미를 덧붙이면서 브리핑하듯 짜맞추었다.

네덜란드 기획자 헹크 슐라거는 거대 건축물, 산업시설, 도시 속 풍경 등을 찍는 요즘 사진들의 공간 찍기 유행을 조명한다. 공간을 낯설고 냉혹하게 해석하는 60년대 이후 독일 사진에서 비롯된 이 트렌드의 맥락을 찾고, 그 계보 아래 작업해온 구르스키, 루프, 회퍼, 제프 월 같은 국내외 작가 21명의 사진 59점을 나열했다. 유동적인 내부 공간, 도시 공간, 설치적 공간의 세 잣대에 따라 출품작들은 분류되는데, 대개 썰렁하거나 살풍경한 도시 공간 이모저모를 무덤덤하게 찍은 것들이다. 콘서트 홀, 미술관 등 공공 공간의 징그러운 세부(회퍼), 스펙터클한 빌딩 공간(구르스키), 교통시설·건축물 따위를 분석적으로 뜯어보기(루프), 어둠 속에서 응시한 텅 빈 극장 무대(스기모토) 등의 사진들이 보인다. 국내 작가로는 김상길, 이윤진씨 등이 일상공간, 정물들에 앵글을 들이댄 사진들을 내걸었다. 독일 거장들의 공간사진 트렌드를 추종하면서도, 좀더 집요하게 일상 집기, 건물 등의 피사체를 확대하거나 구도를 대비시켜 변종을 추구했다. 아파트 분양광고의 원색 조감도에서 한국인의 헐렁한 유토피아 의식을 끄집어낸 양혜규씨, 도시의 한구석에 떨어지는 눈송이들을 마치 혹성처럼 포착한 구정아씨의 사진은 독일풍 현대사진과는 다른 그네만의 감수성으로 기묘한 위안을 안겨주기도 한다. 02-2014-6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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