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사진부터 희귀 실크로드 사진까지 사진판의 전시회 축제
▣ 노형석 기자nuge@hani.co.kr
사진 애호가에게 올 초여름은 발품 팔기 바쁜 때다. 곳곳이 대가들의 전시판이고, 색다른 시공간 체험을 낳는 이색 다큐 사진전도 가세했다. 새 단장을 한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원로 사진가 주명덕(67)씨 회고전(6월20일까지, 02-727-1541~3)의 무대다. 25년 전 전시회를 했던 이곳 1~5층 매장 벽 곳곳에 196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찍은 다큐, 모더니즘 사진 138점을 걸었다. 70년대 익산 등지에서 찍은 시골 가족, 비운의 배우 오수비 등의 사진, 70년대 안동의 기와지붕, 순천 송광사 문창살 등을 찍은 전통 작업, 어둠 속에 산덤불이 잠기는 듯한 80~90년대 ‘검은 풍경’들을 볼 수 있다.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와 오버랩되는 사진 풍경이다.

서울 한미사진미술관에 마련된 미국 부부 사진가 제리 율스만과 매기 테일러의 작품전(6월9일까지, 02-418-1315)은 자연 풍경, 인간 초상이 환상적 구도로 어우러진 초현실 세계다. 한 장의 인화지에 여러 필름상을 겹치는 ‘합성사진’의 선구자 율스만은 우리 고궁 등을 소재로 작업한 근작들을, 부인 테일러는 19세기 초상사진과 나비 등이 뒤얽힌 동화적 환각 세상을 보여준다. 모델인 애완개의 얄궂은 자태를 연출해 세태의 부박함을 꼬집는 웨그만은 서울 성곡미술관에 첫 국내전(7월22일까지, 02-737-7650)을 마련했다.
양현모, 조선희씨 등 중견 사진가 12명은 서울 아트선재센터의 ‘거울 신화’(8월15일까지, 02-733-8945)전에서 대중 욕망을 반영한 연예인 사진들을 한가득 진열했다. 망가지거나 엽기, 터프 이미지로 재창출된 스타들은 역시 출품 작가들에게 각양각색으로 재단되어 찍힌 기획자 신수진씨의 여러 초상들과 어울린다. 한편 서울대미술관은 한국전쟁 참전 영국군 장교가 찍은 당시 일상 풍경을 소개하는 특별전(6월30일까지, 02-3789-5600)을 마련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도 핀란드 전 대통령 만네르헤임(1867~1951)이 20세기 초 찍은 희귀 실크로드 사진들을 선보이고 있다. 1906년 러시아 장교로 중앙아시아를 답사할 당시 찍은 이 사진은 타지크, 키르기스 원주민들의 생생한 주거, 민속 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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