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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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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 < 국악과 놀이의 절묘한 만남> 외

등록 2006-12-29 00:00 수정 2020-05-03 04:24

가족 음악극 특별 앙코르 공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대표적인 레퍼토리인 가족 음악극 가 특별 앙코르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놀이형 어린이 전문 국악 공연을 표방한 이 작품은 지난 2004년 초연돼 해를 거듭할수록 폭넓은 관객과 만나고 있다. 전래동요 보따리, 이야기 보따리, 놀이 보따리의 세 개로 구성된 공연은 엄마와 아빠가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의 놀이와 요즘 어린이를 사로잡는 게임과 놀이를 절묘하게 엮어 국악으로 빠져들도록 한다. 물론 관객이 객석을 얌전히 지키는 공연이 아니다. 국악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길 수 있다. 창극 스타로 떠오른 국립창극 단원 남상일과 나윤영은 재치 있는 입담과 순발력 넘치는 연기로 어린이에겐 설명을, 어른에겐 웃음을 전한다. 깨미네 가족의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자신의 가족을 돌아보며 서로를 응원할 수밖에 없으리라. 공연장 로비에서는 국악기를 체험하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1월3~7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2280-4289.

속절없는 시간의 흐름,

극단 ‘여기’가 연말 정기공연으로 마련하는 연극 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7년의 생명력이 입체성을 표현하는 살아 있는 무대에 드러난다. ‘삼선녀네 집’ 포장마차를 배경으로 우동 국물 위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손님들의 소음이 공기를 가르기도 한다. 실제 요리에서 풍겨나는 음식 냄새가 객석까지 전해지기도 한다. 만년 고시생, 건달, 실연한 여자, 소외된 주부, 말을 잊은 소녀 시유 등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요리에 버물려져 잔잔하게 가슴에 파고든다. 사소한 해프닝이 유쾌하게 펼쳐지면서 어긋난 만남과 애절한 기다림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게 된다. 머물고 싶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속절없이 시간이 멈추기를 기대하는 것은 그들만의 바람이 아니리라. 12월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이랑씨어터, 02-6271-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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