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한태숙과 살인자 윤소정의 심상치 않은 연극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한태숙과 윤소정의 만남에는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발상을 뒤엎는 독창적인 시선과 내면의 흐름을 탐구하는 정교한 작품 해석으로 정평이 난 연출가 한태숙과 독특한 개성을 바탕으로 대사 하나하나에 혼신의 연기를 선보여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구축한 윤소정. 연극계에서 그 이름만으로도 관객을 자극하기 때문이리라. 두 사람이 로나 먼로의 원작 에서 다시 만난다.
연극 은 단 4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그들의 복잡한 내면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여기에서 윤소정은 살인자로 감옥에 들어가 15년을 보낸 엄마 역을 맡아 작품을 내내 이끌어간다. 감옥에서 괴물이 되어버린 엄마의 세련된 커리어우먼 딸 역은 서은경이 맡았고, 여교도관은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서이숙이, 남교도관은 치밀하고 안정된 연기로 이름을 날리는 손진환이 분했다.
엄마 제이는 남편을 살해한 죄로 무기형을 선고받았다. 15년째 묵비권을 행사하며 묵묵히 수형 생활을 하는 제이에게 딸 유진이 찾아오면서 극이 시작된다. 이들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기억 속에 얽힌 씨줄과 날줄을 하나씩 풀어낸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 대한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는 유진은 충격적인 진실 앞에 서게 된다. 깊은 증오가 아닌 순간의 분노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 인간의 절망 속에서 우리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우발적으로 일어난 폭력, 그로 인한 끈질긴 구속은 정당한 것일까.
갈수록 볼 만한 연극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푸념은 이제 그만. 정통 연극으로 무대에서 폭발하는 열정을 확인하게 하는 흔치 않은 무대다. 인물들의 만남과 갈등, 그 과정의 심리적 흐름의 변화 등은 연극의 맛을 새록새록 느끼게 할 것이다. 인물들의 관계와 내면의 굴곡을 실감나게 드러내는 무대도 인상적이다. 상상을 뛰어넘는 무대 미학을 창조한다는 한태숙의 능력을 확인해보자. 12월15일~2007년 1월28일, 서울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 02-764-8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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