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정미소 ‘이민 가지 마세요’ 시리즈 마지막 전시
▣ 오현미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미술의 현재성은 어떻게 획득되는가? 이 질문은 우리나라가 근대화라는 여정을 지나오면서 지겹도록 되풀이해 물어왔으나 진부한 답들만을 양산하던 것이었다. 전통의 현대적 변용이니 현대적 해석이니 하는 구호들은 항상 관념적 수위에 머물렀으며, 화폭으로 만나는 이런 구호의 결과물들은 드문 예외들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형이상학적’이었다고 해도 과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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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정미소에서 김학량의 기획으로 진행하는 ‘이민 가지 마세요’ 시리즈 전시는 이번 전시(이경민, 최원준, 이원정, 노충현, 정재호, 구민자, 정직성+슈크림)를 마지막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 시리즈의 화두는 앞에서 꺼냈던 그 지겨운 질문과 같은 선상에 서 있지만 참으로 다양한 형식과 방식으로 지필묵 중심의 전통회화의 패러다임을 ‘지금’ ‘여기’에서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 그 몸짓이 하도 펄떡거려 땀 냄새와 살 냄새가 날 정도이다.
이 전시의 현장인 동숭동 일대는 참여 작가들의 전유와 변용에 의해 각기 다른 풍경들로 거듭났으며, 그렇게 거듭난 풍경들은 현장을 비비적거리며 몸으로 걸러낸 것들이어서 생기를 머금고 있다. 그들은 관조적인 자세로 현장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고, 그래서 항상 변화하고 있는 그 문맥 속에서 훑어내렸다. 따라서 ‘현재성’은 사실들의 재현에서 발생하지 않고 사실의 양태들과 그 관계에서 오는 변화무쌍하고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그 사이에서 발생한다. 고정되지도 고정될 수도 없는 ‘지금’의 풍경이 우리를 위해 동숭구경(東崇九京)을 통해 잠시 정착됐으니 이를 보면서 즐기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듯하다. 8월27일까지, 갤러리정미소, 02-743-5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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