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대형 기획전 1부, 개항기부터 4·19까지
▣ 김다슬 인턴기자 pinkxanoc@hanmail.net
1916년의 여름에도 요즘처럼 햇볕이 따가웠을까. 여인들도 더는 참지 못하고 강물에 몸을 담갔었나 보다. 한국 최초의 누드화라는 김관호의 <해질녘>(1916)에는 막 멱을 감고 나온 듯한 여인들의 벌거벗은 뒷모습이 석양에 젖었다. 당시의 신문은 이 그림을 차마 싣지 못했지만 우리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회 ‘한국미술 100년’에서 이를 찾아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한국미술 100년’은 1년 반 동안 5억8천만원을 들여 1천여점의 자료를 준비한 대규모 전시회다. 회화·한국화·조소·공예·디자인·광고·사진·영화·건축·만화·서예 등 미술의 전 분야를 훑는다. 100년 동안 전개된 한국 미술의 궤적을 사회·문화사적 맥락에서 접근해 사회라는 외부 조건 속에서 미술의 내적 정신이 어떤 방식으로 조응해나가는지, 각 시기마다 우리 미술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했는지 2005년의 시점에서 조명해본다.
이 전시회를 주목할 만한 이유는 또 있다. 갈빗대를 드러낸 채 꽃을 들고 가는 걸인과 그를 피하듯 물동이를 이고 가던 소녀의 눈길이 마주치는 순간을 단색으로 대비시킨 한국 최초의 목판화, 최지원의 <걸인과 꽃>이 처음으로 관람객에게 제모습을 드러낸다. 그 밖에도 25점 안팎의 미발표작들이 소개되며 40∼50점의 발굴 자료들도 선보인다. 올해의 1부 전시에서는 1876년(개항)부터 일제 침략 시기, 광복을 거쳐 1959년 4·19 혁명 직전까지를 작품으로 만난다. 다음해에 2부 전시에서 또 다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전시회는 8월12일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8월13일부터 10월23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02-2188-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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