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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 연기의 예술, 신명의 축제

등록 2005-06-09 00:00 수정 2020-05-03 04:24

연기의 예술, 신명의 축제

토속적 심성 형상화한 오태석의 <물보라>

우리에게도 연극판의 고전은 있다. 다만, 거들떠보지 않았을 뿐이다. 그것을 확인케 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오태석의 <물보라>를 꼽는 것을 주저할 이유는 없으리라. 1970년대 후반 박정희 정권의 민족주의적 분위기에 편승해 역사적 영웅과 수난기의 투사를 잇따라 무대에 올리던 때에 오태석은 어촌에서 무지렁이 같은 사람들의 한판 축제를 무대에 올렸다. 연극이 인간의 원형적 삶을 무대에 재현하는 것이라 했을 때 <물보라>만큼 거기에 걸맞은 작품도 드물다. 리얼리즘 연극의 완성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태석 연극의 ‘일반문법’이라 불리는 <물보라>가 초연 27년 만에 국립국단 대표 레퍼토리 복원에 따라 무대에 오른다. 욕망과 절망을 끌어안고 흩어지는 물보라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시 만나는 것이다. 특별한 무대인 만큼 기대해도 좋을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30여명의 출연진 모두의 개성이 살아나는 것은 기본이고, 여운덕의 검은빛 무대미술은 강렬한 충격을 예고한다. 일본인 조명 디자이너의 예술적 색감과 종이로 만든 의상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6월9~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2280-4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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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음 라이브 콘서트 <소쩍새>

순천대 교수인 박치음씨는 <반전반핵가> <투사의 유언> 등 민중가요를 작곡하고 불렀던 싱어송라이터다. 1990년대에 발표한 그의 노래는 서정적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그리고 다시 베트남전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안해요 베트남>, 인간의 생명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이 외로운 별에서> 등 새 노래를 이번 무대에서 들려준다. 특이하게도 이번 공연은 극장식 공연장이 아닌 낙원동 한옥촌의 한 고가에서 이뤄진다. 6월9일 저녁 7시, 이문학회 낙원동 고택, 02-766-8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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