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매해 말 그해의 주목해봐야 할 ‘올해의 판결’을 선정해 기본권과 인권을 용기 있게 옹호하는 판결을 내린 판사(재판관)들을 응원하고, 그 반대편에 선 판결들을 경고·비판해왔다. 2008년 시작된 ‘올해의 판결’은 올해로 벌써 10회째를 맞았다. 그동안 ‘올해의 판결’이 축적해온 기록은 한국 사법정의의 현재를 가늠하는 흔들림 없는 지표로 자리잡았다.
2009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파업 현장에서 경찰과 권영국 변호사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를 둘러싼 소송이 최종 결론에 이르는 데 8년이 걸렸다.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면 파업 중인 노동자가 농성장의 음식 반입을 논의하기 위해 공장 밖으로 나왔다. 마침 파업 중인 노동자를 접견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권 변호사가 헌법상 보장된 변호인 접견권을 요구했다. 경찰이 막았다.
노동자만이 아니라 권 변호사도 경찰에 연행됐고, 그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권 변호사에게 공무집행 방해에 더해 상해 혐의를 덧씌웠다. 권 변호사도 이에 맞서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3월9일 검찰과 피고(경찰)의 상고를 기각하며, 피의자가 체포되는 현장에서 변호사 접견권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채 변호사를 체포한 것은 위법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권남용체포에 해당한다는 원심(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확정한 것이다. 이 논리대로 엿새 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권 변호사의 손을 다시 한번 들어줬다. 대법원은 “체포·감금할 경우 미란다 원칙을 고지해야 한다는 항의에도 현행범 체포를 이유로 들어 (노동자들을) 연행하려 한 점” 등 체포 과정에서의 위법성을 인정해 경찰에 부상을 입힌 부분에 대해 권 변호사의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심사위원 20자평
이석배 권위주의 시대 경찰에서 벗어나 민주경찰로 거듭나길, 그것이 법치주의의 초석!
안진걸 경찰 개혁의 출발점은 노동자·시민들의 집회 방해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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