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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서열화 조장은 ‘기우’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 판결… 서열화 우려에도 제도 정착 기대
등록 2017-12-21 02:26 수정 2020-05-03 04:28

은 매해 말 그해의 주목해봐야 할 ‘올해의 판결’을 선정해 기본권과 인권을 용기 있게 옹호하는 판결을 내린 판사(재판관)들을 응원하고, 그 반대편에 선 판결들을 경고·비판해왔다. 2008년 시작된 ‘올해의 판결’은 올해로 벌써 10회째를 맞았다. 그동안 ‘올해의 판결’이 축적해온 기록은 한국 사법정의의 현재를 가늠하는 흔들림 없는 지표로 자리잡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유진현)는 11월2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합격자 수 등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이 자료의 공개를 거부한 법무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변협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무부는 그동안 로스쿨별 합격률을 공개하면 로스쿨 간 서열화를 조장해 각 대학원이 변호사시험 합격을 위한 학원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해당 정보의 공개를 거부해왔다. 법무부는 자기 주장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정보를 공개하게 되면, ‘사법시험 합격을 위한 대학 간 과다 경쟁을 방지해 법학 교육의 정상화를 유도한다’는 애초 로스쿨 제도의 도입 취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로스쿨별 합격률 정보공개가 로스쿨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미 로스쿨의 서열화가 고착된 현실에서 오히려 해당 정보공개가 로스쿨의 서열화를 깰 수도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또 법무부가 그동안 관행적으로 출신 대학별 사법시험 합격자 수 등을 공개해온 선례를 들며, 법무부의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이 판결이 로스쿨 제도가 정착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공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여전히 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심사위원 20자평


김한규 대학 서열이 그대로 고착화하는 결과를 막자!
박한희 투명한 정보공개의 중요성을 보여준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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