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에 밀리는 노동자 건강권2019년 12월18일 오후 6시 서울행정법원 B220호 법정 한 변호사가 열변을 토했다“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벤젠(1급 발암물질)이 노출된다는 사실은 2009년 연구조사를 통해 처음 알려졌고, 그 후 여러 건의 산재 소송을 통해 거듭 확인됐습니다 그때까지 공장 내 벤...2020-01-13 10:53
반올림이 옳았다백혈병·비호지킨림프종 등 반도체 노동자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정부 역학조사로 확인됐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등이 10년 넘게 주장해온 내용이 마침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안전보건공단은 5월22일 ‘반도체 제조공정...2019-05-27 06:00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그녀는 맘 놓고 울었다4월29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이종란 반올림 노무사가 비장하지만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우린 마지막 기회까지 탈탈 털어 다 썼어. 이제 더는 없어. 마지막 기회야.”이날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이하 질판위)가 열렸다. 한혜경(42)...2019-05-11 12:29
일하다 아픈 아빠 날 때부터 아픈 아들아빠는 백혈병, 아들은 종합장애 2급. 김기훈(34·가명)씨와 아들 동현(5·가명)에게 불행은 겹으로 찾아왔다. 모두 기훈씨가 반도체 공장에서 일할 때 벌어졌다. 이제 회사는 떠났지만 질병은 평생 함께해야 한다. 기훈씨는 올해 초 본인의 백혈병을 직업병으로 인정해달라며...2019-04-25 10:50
대기업 다녔으면 이랬을까요“벚꽃을 엄청 좋아했어요. 올해도 안양천 둑방길 벚꽃 보여준다고 했는데….”어머니 이아무개(52)씨는 딸의 장례식장에서 울먹이다 말끝을 흐렸다. 딸 이가영(27)씨는 벚꽃이 한창이던 4월8일 밤 11시43분 사망했다. 악성림프종에 걸려 투병 중이었다. 아름다울 가, 꽃...2019-04-13 11:19
“이 아이는 나보다 오래 살 텐데…”여섯 살치고는 작았다. 책상 밑에 숨으니 보이지 않았다. 정신없이 웃고 뛰어다니는 모습은 다른 아이들과 다름이 없었다. 3월26일 만난 희연(가명)이는 다운증후군 질환이 있었다. 여섯 살이지만 키는 세 살, 지능은 두 살 아이와 비슷하다. 아직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2019-04-03 10:46
“아들이 일하러 간 곳이 반도체 공장이었다니…”‘반올림 시즌2’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은 3월4일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 14명을 대리해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 협력업체...2019-03-13 16:47
노동 인권, 자녀 건강까지 넓고 깊게“약자의 유일한 무기는 논증이다.”리영희 선생은 말했다. 군부독재와 언론 탄압에 맞섰던 선생이 쥘 수 있었던 한 가지는 이성적 추론을 통한 지식뿐이었다고. 리 선생은 평전에서 “이성의 신봉자들이 종교적 권위나 세속적 권력의 본질인 무지, 편견, 폭력, 아집 등과 싸워온...2019-03-05 12:23
정부는 ‘직업병’을 인정하라“이 문제를 계기로, 우리 국가와 사회가 노동자의 건강권이라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무엇을 다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자. 정부를 대표해 고용노동부, 국회를 대표해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시즌2’를 이끌어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2018년 11월23일 서울 중...2019-03-05 12:20
말로만 듣던 일이 나의 현실로김성광(35·가명)씨는 기자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갑자기 다리가 마비됐다. 뇌종양 제거 수술 뒤 찾아온 뇌전증 때문이다.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되거나 통제가 안 돼 휘어지곤 한다. 김씨는 2010년 5월 삼성전자 LCD부문으로 입사했다. 충남 천안공장과 삼성전자 중국 쑤...2019-03-05 12:18
삼성전자 퇴사 뒤 루푸스 발병, 두 달 차이로 보상 범위 밖홍경화(53)씨는 온 손에 흉터와 주름이 가득했다. 그래도 다른 산업재해 피해자들과는 달리 쾌활하게 웃으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홍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8년 삼성전자 부천 반도체 공장에 들어갔다.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이었다. 주로 반도체 불량품을...2019-03-05 12:17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듣기까지 11년“제 딸 유미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쁩니다”반올림 시즌1을 마무리 짓는 말이었다 장장 11년이 걸렸다황상기씨는 2018년 11월23일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 자리에서 딸 황유미씨를 떠올렸다 병의 원인을 밝히겠다는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19-03-05 11:12
삼성전자 다녔지만 반도체·LCD부서 아니라 보상 못 받아최성관(43)씨의 집은 서울 성동구 용답동 빌라촌에 있다. 어머니와 형 가족이 함께 30년 넘은 낡은 집에 모여 산다. 그는 하루 종일 집 밖을 나가지 않는다. 두꺼운 성경책을 읽는 게 중요한 일과다.전라도가 고향인 최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8년간 탁구를 해 지역대회에서...2019-03-05 11:03
반올림 시즌1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삼성-반올림 분쟁 11년 만에 마무리.”2018년 11월, 대다수 언론은 주요 뉴스로 이 소식을 전했다. 2007년 반올림 결성부터 시작된 11년간의 싸움이 일단락됐다는 사실은 누군가에게 안도감을, 누군가에게 희망과 기대를 안겼다. 그런데 그 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2019-03-05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