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나체로 돌아다닐 수 있는 해변. 나체로 돌아다녀도 되는 해변. 꼭 나체로 돌아다녀야 하는 것은 아닌 해변. 인간의 모든 것이 ‘다 비치’는 해변. 조망이 가능한 높은 건물이나 자연 지형물이 없으며, 지형물이 혹여 있다면 다른 신체를 관찰하겠다는 의도가 없으며, 망원경 등 주위의 신체에 지나친 관심을 표하는 기구가 상식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 누드 차림은 주로 ‘해변에 내리쬐는 태양’(Sun of Beach)을 위해서이지 ‘잡놈’(Son of Bitch)을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벗고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를 제대로 누리는 사람은 노년층에서 많다. 강원도 환동해출장소는 6월16일 “누드 비치의 개설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에 강릉과 고성 두곳에 누드 비치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올해 해수욕장 개장 기간 중 피서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서 만약 수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환동해출장소는 동해안 해수욕장을 총괄하는 곳으로 ‘누드 비치’는 강원도가 조성하는 테마별 해수욕장의 일환이다. 여기서 누드 비치로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은 군부대가 관리해오던 일반인 출입통제구역인 군사보호구역이다. 일반 해수욕장은 상인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군부대가 관리해오던 곳은 누드 비치로서 부적격지다. 자기 몸을 가려 숨기려는 의도가 전망탑처럼 높고,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려는 밤에도 빛나는 적외선 카메라가 있고, 누드라는 글자에도 들뜨는 인간들이 가까이 있다. 누드 비치가 조성될 것이라는 발표가 있은 뒤 게시판에는 반대 의견이 많지만 정작 찬반 투표에선 반반으로 갈렸다. 구경만 하겠다는 사람이 마음처럼 시커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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