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 읽는 대통령을 기다리며적어도 내게는 이런 꿈이 있어요. 심판의 날이 와서 위대한 정복자와 법률가와 정치가들이 왕관이나 월계관을 쓰고 불멸의 대리석 위에 선명하게 그 이름이 새겨지는 보상을 받을 때, 옆구리에 책을 끼고 다가오는 우리를 보고 신께서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꿈이죠. “보게...2023-12-15 19:13
약속 기억하는 사람이 바보인 정치기후변화의 책임은 너무나 거대해서 결코 고작 몇 사람이 짊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전등 스위치를 켜거나 비행기 표를 사거나 투표를 잘못할 때마다 우리 모두가 미래의 자신에게 고통을 떠안긴 것이다. 따라서 각본의 다음 장을 써야 할 책임 역시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2023-11-24 20:09
문재인 정부 시절 “함께 잘사는 나라” 쓰며 품은 꿈미국에서 복지(welfare)라는 용어는 ‘복지에 의존한다’(on welfare)라는 뜻이었다. 즉, 가난하고 무직이며 사회의 짐이 된다는 의미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핀란드어에서 ‘복지국가’에 가장 가까운 용어는 hyvinvointivaltio(위빈보인티발티오)이다. ...2023-11-03 18:15
전체주의는 새로운 말을 만들고, 역사를 지운다인간이 만든 다양한 도구 중에서 가장 놀랍고 굉장한 것은 당연히 책입니다. 그 나머지는 인간의 육체를 확장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 쟁기와 칼은 팔을 확장한 것입니다. 그러나 책은 다릅니다. 책은 기억과 상상을 확장한 것입니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말...2023-09-15 21:51
삼일절 경축사, 문재인 대통령이 독도 이야기 넣자 했다바둑알이 둥근 것은 움직이는 하늘이다. - 김성동, 〈 국수 ( 國手 ) 4 〉. ‘궁궁을을’“김경수 경남지사 사면복권하겠지요?” 가까운 기자들이 물었다. 2022 년 봄, 문재인 정부의 마무리 무렵이었다.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사면권이라는 대통령이 가진 특별한 권력을...2023-08-25 20:12
미·중 두 거인, 모두 매우 가까이해야 할 나라다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중국 인민에 대한 한국인의 시각이 공격적이며 차별적이고 배타적이어서 중국 인민이 설령 한국에 호감을 갖고 다가가려 해도 이 요소가 방해가 된다. 그러므로 한국이 심리 자본(배타적 자긍심 등)을 개선해나간다면 중국 인민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이며 ...2023-07-21 21:07
‘문재인 청와대’에는 뒤집힌 세계지도가 걸려 있었다노인은 바다를 늘 ‘라 마르’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이곳 사람들이 애정을 가지고 바다를 부를 때 사용하는 스페인 말이었다. (…) 노인은 늘 바다를 여성으로 생각했으며, 큰 은혜를 베풀어주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는 무엇이라고 말했다. 설령 바다가 무섭게 굴거나 재앙을 끼...2023-06-30 21:50
공이 아니라 골키퍼를 보는 일“공격수나 공으로부터 시선을 돌려 골키퍼만 바라보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죠.” (…) “그러나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골문을 향해 슈팅이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골키퍼를 보게 되죠.” -페터 한트케,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북한강 강둑을 달렸다. 그냥 달렸고,...2023-06-09 19:59
태극기를 드는 마음은 달라도, 통합은 가능하다저에게는 용서라는 말이 인간의 언어 중 가장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빅토르 위고, 〈93년〉, ‘세 아이’빅토르 위고는 젊은 시절 정통왕조주의자였다. 이후 자유주의 성향을 가졌다가 루이 나폴레옹의 쿠데타를 겪으며 민주주의자, 공화주의자가 됐다. 위고의 소설 〈93년〉은...2023-05-19 16:47
문재인 대통령이 “박관현, 표정두, 조성만…” 부르기까지“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군인들이 쏘아 죽인 사람들의 시신을 리어카에 실어 앞세우고 수십만의 사람들과 함께 총구 앞에 섰던 날, 느닷없이 발견한 내 안의 깨끗한 무엇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2023-04-28 19:18
문 전 대통령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한 말요강, 망건, 장죽, 종묘상, 장전, 구리개 약방, 신전,/ 피혁점, 곰보, 애꾸, 애 못 낳는 여자, 무식쟁이,/ 이 모든 무수한 반동이 좋다/ 이 땅에 발을 붙이기 위해서는/ ―제3인도교의 물속에 박은 철근기둥도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좀벌레의 ...2023-04-07 18:30
원전,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죽은 나무 아래“증언하고 싶다. 내 딸은 체르노빌 때문에 죽었다 . 그런데 그들은 우리가 침묵하기를 원한다 .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이 안 됐다고 , 정보가 충분히 수집되지 않았다고 한다 . 수백 년 더 기다려야 한단다 . 하지만 나의 인생은 그렇게 길지 않다 . 나는 못 기다린다 ....2023-03-18 01:37
K컬처, 대한민국 진경시대“문화는 꽃이다. 사상의 뿌리, 경제·사회의 건강한 수액(樹液)이 가지 끝까지 고루 펼쳐진 다음에야 비로소 문화라는 귀한 꽃은 핀다. (…) 문화의 꽃은 무엇보다도 우리 시대가 김홍도 시대에 못지않은 훌륭한 사회를 이룰 때에만 피어난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우리의 삶 ...2023-02-24 13:27
5천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제1445호 ‘6·25 전쟁을 거치며 비로소 국민이 됐다’-‘전쟁과 평화’ 1부에서 이어집니다.https://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53177.html“알룩조개에 입 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뿐더러 까무...2023-01-28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