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밀어가는 릴레이[%%IMAGE1%%] 나의 100m 달리기 최고 기록은 22초. 출발하는 순간 나를 남겨두고 아이들이 앞으로 달려나갈 때면, 언제나 내가 알 수 없는 힘에 뒤로 밀려나고, 그 뒤로는 제자리에서 달리고 있는 것같이 느껴졌다. 그건 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느낀 당혹...2012-09-20 15:38
폭죽이 터지기 전까지어떤 사람이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한순간이 어떤 사람에게는 예술이자 역사가 된다. 폴 오스터의 단편소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에 등장하는 오기 렌의 경우가 그렇다. 오기 렌은 미국 브루클린의 작은 시가 가게 점원이다. 그는 가게 단골 작가에게 자신의 ‘작품’을...2012-09-07 20:29
모두를 위한 자리2004년, 미국의 새너제이주립대학에 이 대학 출신 육상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의 동상이 세워졌다. 이 동상은 1968년 제19회 멕시코올림픽 남자 200m의 메달 시상대를 재현한 것이다. 1위 자리에는 19초8이라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던 토미 스미스가, 3위...2012-08-25 15:55
‘명예의 전당’에 간 불명예 기록 대기업 홍보팀 일을 그만두고 스포츠잡지사에 입사한 게 2007년 7월 말이었다. 여가 시간이 엄청 많아진다는 계산으로 이직했을 뿐, 스포츠에 대해서 잘 몰랐다.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 중 처음으로 외운 이름이 ‘’다. 2007년 8월8일, 그가 행크 아론의 메이저리그 ...2012-08-09 17:21
올림픽이 끔찍한 당신에게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달력의 날짜를 지워가며 설레기까지 하는 건 아니지만, 막상 올림픽이 시작되면 흥미있는 경기를 따로 찾아볼 정도로, 나는 이 흥분을 즐기는 편이다. 그러나 스포츠 따위 지루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감동을 강요받는 건 질색이라고 여기는 사...2012-07-26 15:46
‘스포츠2.0’의 추억 미국에 (SI)가 있고 일본에 (Number)가 있다면, 한국에는 (SPORTS2.0)이 있었다. 종합스포츠 주간지 얘기다. ‘있다’라고 하지 못하고 ‘있었다’라고 말해야 하는 게 조금 가슴 아프다. 은 2008년 12월 133호를 끝으로 폐간됐다. 나는 2007년부...2012-07-11 19:09
불타는 성화를 던져라지난 6월20일, 이승기가 2012 런던올림픽 성화 봉송을 위해 출국했다. 총 8천여 명의 주자 중 이승기는 6월23일 맨체스터에서 성화를 들고 달린다. 성화 봉송은 언제부터 시작한 이벤트일까. 성화는 고대 그리스 올림픽에 피워놓은 불에서 기원한다. 그리스 신 프로메테...2012-06-27 11:48
누가 씹은 껌이길래 1만달러?한 남자의 인생 전부, 미국 여성작가의 영혼, 마이클 잭슨의 속옷, 아기, 일리노이주 모양으로 생긴 시리얼 한 알, 텍사스주의 작은 마을, 최첨단 화장실, 2008년 미국 대선 투표권, 바람 피운 남편의 상대 여성이 입었던 속옷, 코뿔소의 똥. 이상은 미국 인터넷 경매...2012-06-13 20:30
그것의 짧았던 전성기전신수영복은 아마도 스포츠사에서 가장 큰 이변을 만들고, 가장 빠른 속도로 퇴출된 물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전신수영복은 0.1초라도 기록을 단축하려고 삼각팬티나 반신수영복을 입고 온몸의 털을 밀면서까지 저항을 줄여보려던 선수들에게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2...2012-05-30 17:12
농구와 미소, 고맙습니다얼마 전 인생 전체가 이리저리 꼬였다는 느낌에 며칠간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의욕을 되찾으려고 꺼내든 것이 였다. 처음 읽는 책인 양 푹 빠져들다 보니 강백호의 건달 친구인 양호열이 새삼 멋지게 느껴져서 페이스북에 ‘양호열이 내 마음을 훔쳤다’고 글을 올렸다. 내 또래의 ...2012-05-15 21:34
이것은 테니스공이 아니다7살 때 내 보물 1호는 피아노였다. 종이인형이 시시하게 느껴질 무렵 여자아이의 미감을 한껏 자극하는 디테일들이라니. 부드럽게 새긴 양각 무늬, 새하얀 건반 위에 놓인 새빨간 융, 게다가 피아노와 의자를 덮고 있는 하얀 레이스 덮개까지. 그러나 며칠이 지나 피아노를 볼...2012-05-04 14:43
야매 스포츠인에게 축복이었던 그것세상 모든 스포츠를 다 할 줄 안다면 인생이 꽤나 풍요로워질 거라고 생각한다. 운동신경이 지독하게 둔한 주제에 스포츠라면 관람보다 직접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런 내 성향은 넷째이모가 길러줬다고 할 수 있다. 이모는 어떤 상황에서 누구와도 즐겁게 어울리려면 각종 운...2012-04-20 17:07
운동화의 위대한 탄생 ‘케즈’(Keds)라는 브랜드의 운동화에 관심 갖게 된 건, 스티븐 킹의 소설 중 여름 편인 ‘우등생’을 읽고부터다. 소설은 토드 보던이라는 소년이 유대인 학살범을 찾아가 그에게서 잔인한 홀로코스트 얘기 듣기를 즐기다가 점차 타락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복한 가...2012-04-06 16:17
축구가 낳은 아이들2007년 2월, 독일에서 첫 ‘월드컵 베이비’가 태어났다. 파리나의 엄마 피아 슈미트는 아기를 임신한 것이 정확히 그 전해 6월15일이라고 기억했다. (흠흠, 임신한 날을 정확히 기억하다니,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거지?) 2006년 6월15일은 폴란드와 16강전을 치른...2012-03-23 19:34
사소하고 엉뚱한 박물관으로 초대합니다언젠가 터키에 꼭 가보고 싶다. 짐을 풀자마자 이스탄불에 있는 순수박물관으로 달려갈 거다. 노벨상 수상작가 오르한 파무크가 세운 이 박물관은, 그의 소설 에서 주인공 케말이 사랑하는 여인 퓌순과 관련된 모든 물건을 모은 박물관을 실제로 재현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이라...2012-03-08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