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헤어진 뒤에도 울리는 휴대전화이것은 쓰라린 상실감을 견디며 쓰는 편지. 헤어진 후에야 나는 내가 얼마나 너에게 의지했는지 알았다.매일 밤 10시30분이면 알람이 울려. 나는 그때를, 온종일 쓰던 글자들에서 잠시 벗어나 너에게 쓸 시간으로 정해두었다. 그마저도 깜박 잊기 일쑤라 알람을 맞춰놓았어. ...2026-01-21 08:02
교육감 선거, ‘남의 집 잔치’는 그만 몇 년 전 새 학교에 부임했을 때의 일이다. 학기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교장선생님이 나를 교무실로 부르셨다.“김 선생, 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보게.”처음엔 으레 하시는 말씀이겠거니 생각해 그저 잘 지낸다고만 답했다. 며칠 뒤 교장선생님은 다시 나...2026-01-11 11:34
김병기 도려낸다고 끝이 아니다통일교 정치권 로비 파문에 다소 묻히기는 했지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리 논란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다. 그는 자신과 자기 가족에게 과도한 의전과 특혜를 요구했고 보좌진에게는 자녀의 직장 업무까지 시키는 등 사적인 잡무를 강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2026-01-03 10:59
방어 맨손잡기 체험, 사람들은 웃는데 방어 표정은 모르겠다 무순을 키운 적 있다. 그릇에 물 적신 솜을 넣고 그 위에 무씨를 올려놓으니 쑥쑥 자랐다. 며칠 지나지 않아 마트에서 보던 무순이랑 똑같았다. 뿌리가 있다는 것만 빼고. 잘라 먹으면 된다고 했다. 자르라고? 줄기를 싹둑 자르면 마트 팩에 담긴 그 모습이 된다...2026-01-01 19:18
의원님들, ‘인증샷’ 없이 몸을 써보세요부산공동어시장에서 고등어 선별 작업을 하는 박영희(62·가명)씨의 걸음걸이는 언뜻 사뿐사뿐 경쾌해 보인다. 하지만 그가 발끝으로 종종거리며 걷는 것은 무릎이 아파서다. 저녁마다 배가 들어와 시장 바닥에 고등어 수만 마리를 쏟아놓고 가면 여성 노동자 500여 명이 바닥에...2025-12-26 09:02
모두를 환대하는 대화법“저는 오늘 청재킷에 통이 넓은 바지를 입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는 날씨가 추워도 통 좁은 바지를 입는 사람이 한 명도 없거든요!”최근 한 송년 모임에서 사단법인 무의의 홍윤희 이사장이 자신을 소개하며 이렇게 입을 뗐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나를 위해 의도적으...2025-12-18 13:58
개미 투자자를 기만하고 지배하는 ‘테헤란로 이데올로기’ 요즘은 만나면 다 주식 얘기다. 대통령이 ‘주식으로 생활비 버는 나라’를 만들겠다는데 당연한 반응이다. 유례없는 ‘불장’에 코스피지수도 한때 4천을 돌파하자 빚내서라도 투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세다. 그래서 초보자답게 투자 정석에 따라 시장의 흐름과 산업 ...2025-12-10 16:27
쿠팡식 ‘답정너’를 거부한다 다음 지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마을 인근에 발전소가 세워졌다. 이후 하늘은 탁했고, 매캐한 냄새가 떠나지 않았다.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 사람들은 자주 콜록거렸고, 감기가 들면 잘 낫지 않았다. 하늘에서 백색 가루가 떨어지는 일도 있었다. 주민...2025-12-03 17:55
공장식 노동자 ‘김영희’에게 오류가 떴다2024년 5월, 한겨레21에 연재 중이던 ‘무적의 글쓰기’ 칼럼을 읽다가 나는 다음 문장을 썼다. ‘영희는 공장 노동자다.’‘공장 노동자’란 말을 들을 때 사람들은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아마도 푸른 작업복을 위아래로 갖춰 입고,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의 리듬에...2025-11-25 14:20
새로운 정상을 받아들일 용기엄마가 암 진단을 받았다. 위암이란다. 다행히도 국가건강검진에서 발견돼 ‘조기 위암’으로 판정됐다. 가족은 ‘조기’라는 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엄마는 곧바로 치료를 시작했다. 먼저, 침윤 범위가 크지 않다는 초기 소견에 따라 내시경 절제술을 받았다. 입속으로 내시경을 ...2025-11-15 16:18
‘런베뮤’가 착취한 신자유주의 키드의 생애간판이고 메뉴고 영어 일색인 탓에 아는 사람이나 알던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이제는 전 국민이 다 알게 됐다. 건강했던 20대 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한 사건도 충격적이지만, 이후 속속들이 밝혀진 해당 기업의 위법행위가 상당히 심각하고 책임자들의 대응도 지독히 뻔뻔했기 때문이다...2025-11-13 13:23
4·3 학살 가져온 참 나뿐 사람…노주마리 향기로 다 덮어버리자풀이 눕는다. 나는 풀의 강인함을 주입식 학습 받아온 세대다. ‘풀’에 동그라미 치고, ‘연약해 보이지만 강한 생명력을 지닌 민중을 상징’이라고 적어둔다.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울었다’에 밑줄 치고, 의인법이라 적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2025-11-06 20:14
후라 후라 팔라스틴! 다 이뤄지기를십수 년 전, 수능을 볼 때 제2외국어 과목으로 아랍어를 택했다. 경쟁이 치열한 중국어나 일본어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알파벳부터 익혔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생소한 언어, 모서리 없이 둥그렇고 강물이 흘러가듯 이어지는 문자를 쓰는 게 즐거워서...2025-10-29 21:16
외롭기만 하지 않았던 어느 고독사 “선생님, 규현(가명)님이 임종하신 것 같은데 와주셔야 할 것 같아요.”주말 저녁 갑작스러운 연락에 놀랐다. 차분한 마음으로 어르신을 보내드릴 준비를 했다. 규현님의 최근 상태가 좋지 않아 돌아가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왔지만, 막상 죽음과 마주하니 당황스러...2025-10-22 11:53
‘금쪽이’를 만드는 건 누구인가? 소셜미디어 계정을 해킹당했다. 연동된 전자우편 계정이나 전화번호까지 다 바뀐데다 도움말을 따라 셀피 동영상까지 찍어 올렸는데도 내가 나라는 걸 도저히 증명하지 못해 로그인에 실패했다. 3년 가까이 아이와의 일상을 수시로 올렸던 계정이었지만 과감히 포기하기로 ...2025-10-15 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