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4일 이후에도 함께 사는 법“간첩들이 없는 곳이 없다 카드라.” 엄청난 고집을 자랑하면서도 어울리는 사람을 따라 쓰는 단어와 표현이 바뀌는 내 엄마는 요새 유튜브에 빠진 친구와 가끔 만난다. 그분의 알고리즘이 더 고약해진 모양이다. 천동설 수준의 부정선거 음모론이나 인종 혐오가 아니면 그냥 넘어...2025-04-06 10:21
비극으로 막 내린 젊은 지식인의 혁명막다른 길에 부딪혔을 때, 양명(梁明)은 소비에트 러시아로 망명하는 길을 택했다. 1930년 중반, 국외 근거지에서 공산당 재건 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국제당 동방비서부의 지휘를 직접 받지 않는 당 재건 운동은 모두 ‘종파’로 간주되...2025-03-29 23:21
때 지난 글이 되길매일 아침 빗소리가 들리길 바라면서 눈을 뜬다.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스마트폰으로 날씨 앱을 켜고 한반도 위에 비구름대가 어디까지 펼쳐져 있는지 살펴본다. 경남 산청·하동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 7일째인 2025년 3월27일 아침, 비구름대는 산불 발생 지대를 교묘하게 ...2025-03-29 23:09
밥의 신성함 말하면서 밥하는 노동을 하대하다니나와 내 반려견 몽덕이는 경남 남해에서 여기저기 얻어먹고 산다. 밥때가 되면 제집 가듯 개를 끌고 책방 앞 동동빵집이나 옆집 동고동락협동조합으로 가 밥을 먹는다. 다이어트 사료 먹으면 뭐 하나. 뚱뚱했던 몽덕이는 살이 더 올라 물개를 닮아가고 있다.바람이 가르쳐준 상추...2025-03-29 21:02
살아서도 죽어서도 착취당하는 대만 배우 서희원“팔로 미.”잘생기고 다부진 체격을 가진 남자가 영어로 “따라와라”라고 했다. 그는 당시 중국 요식업계의 최고 재벌로 떠오르고 있던 장란(67)의 개인 경호원이었다. 그를 따라 베이징 최고 부촌에 자리한 장란의 자택을 방문했다. 한국 언론사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인터뷰를...2025-03-29 21:01
이주민에게 한국은 늘 그랬다2024년 12월3일, 밤 9시에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 계엄이 있다가 없어진 세상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날 일찍 잠든 내가 진정한 승자라고 했다. 영광 없는 승자로 100일 넘게 살고 있다.그 겨울, 취재를 위해 한국 현대사 자료를 읽었다. 책 곳곳...2025-03-29 20:49
임신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몸? 선배 난임 여성이 전하는 말1년 넘는 난임 시술 끝에 아기를 얻은 후배는 시술 기간을 힘겹게 돌아봤다. “선배, 임신과 출산, 육아는 더 힘든 과정이더라고요. 너무 힘들면 선배, 굳이 난임 시술 계속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1년의 육아휴직 끝에 돌아온 후배는 임신, 출산, 육아 기간 동안 너...2025-03-29 20:47
진짜 한식, 불닭볶음면이 다가 아니에요최근 블랙핑크 제니가 국외 유명 토크쇼에서 ‘바나나킥'을 소개하자, 제조회사인 농심의 시가총액이 몇천억원 껑충 올랐다. 불닭볶음면은 ‘챌린지' 콘텐츠로 전세계를 휩쓸었고, 떡볶이와 김치는 더는 Spicy Rice Cake(매운 쌀 케이크)나 Korean Fermente...2025-03-29 17:59
가지 치고 분갈이할 때 새 글이 온다봄이 되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마당에 있는 보리수나무와 산수유나무를 가지치기하는 겁니다. 가지들이 곧게 자라게 하고, 같은 값이면 보기도 좋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가지가 한 방향으로 자라야 바람도 잘 통하고 서로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다른 방향으로 뻗어 어깃장...2025-03-29 17:02
“인권을 정치화하지 말라!”는 반인권적인 말다른 학문과 구별되는 역사만의 특징이 있다면 아마 모든 것을 시간 속에 놓고 바라본다는 점일 터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중요히 여긴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역사는 그게 무엇이든 자연히 주어진 것,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긴 흐름 가운데서 대상의 변화와 지속, 연...2025-03-25 11:45
지탱하는 시민, 전횡하는 엘리트김형수는 기어코 30m 높이 시시티브이(CCTV) 관제탑에 올랐다. 관제탑에 앉아 다리를 펴면 종아리 아래가 공중에 뜬다. 조선업 하청노조 지회장인 김형수는 “불황이 오면 희생을 강요하고 수천억 흑자를 내면 떡고물 조금 던져주는” 원청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원·...2025-03-22 22:35
보수의 폐허 속 홀로 꿋꿋이 ‘탄핵 촉구’ 김상욱점점 보수주의자가 돼가는 것 같아 어리둥절해진다. 조갑제 옹과 정규재 어르신 말에 격하게 공감하다보니 그렇다. 헌법을 지키고 법과 원칙을 따르자는 보수 가치의 수호자로서 괴로워하는 게 와닿는다. 머리 굵은 뒤로 비슷한 정치적 견해를 가져본 적 없는 두 사람에게 이토록 ...2025-03-22 20:36
“날으는 교실”로의 시간 여행“안녕? 나는 날으는(나는) 빗자루 선생님이야. 우리 반은 날으는 교실이고.”(맞춤법과 다르지만 말 그대로 옮겼다.)초등학교 6학년 새 학기 첫날, 선생님을 처음 대면하는 자리. 스페인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 속 등장인물들처럼 원색의 목폴라를 입고 쇼트커트를...2025-03-22 19:39
‘빵과 장미 운동’의 급진화… 응원봉을 의사봉으로2025년 3월8일은 117주년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여성의 날은 여성의 노동권과 인간다운 삶, 시민으로서의 존엄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동시에 기존 질서에 대한 비판과 변화의 요구가 광장으로 터져 나오는 날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그 의미가 더욱 긴박하게 다가왔다....2025-03-16 17:51
너무 반가워 우는 어르신…‘죽음 관리’보다 필요한 건 무얼까“저 의사 참 귀엽네.”막 문을 나서는데 어르신이 요양보호사에게 건넨 말을 들어버렸다. 문을 나오니 좀 부끄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처음 만났을 때 어르신은 90대 중반으로 고령이었다. 공직 생활을 오래 해선지 자기 관리가 철저했다. 집안 곳곳에 메모한 흔적이 보였...2025-03-16 1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