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부근의 해저화산이 2022년 1월15일(현지시각) 폭발한 뒤 닷새 만인 1월20일, 국제사회의 구호품 공수 작전이 시작됐다. 이번 폭발의 위력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의 500배 이상이란 분석도 있다.
통가는 화산재가 뒤덮은 ‘잿빛’섬으로 변했다. 통가 정부는 폭발 사흘 뒤에야 처음 성명을 내고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한 마을이 완전히 쓸려갔다”고 밝혔다. 통신망이 모두 끊긴 통가 정부 웹사이트는 6일째 접속이 불가능하다. 통가와 외부를 잇는 유일한 광섬유 해저 케이블도 끊겨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들은 임시 피난처에 모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시급한 건 식수다. 지진해일로 밀려온 바닷물과 화산재로 식수가 오염됐다. 국제적십자사연맹은 “안전한 식수 공급이 필수적”이고, 수인성 감염병인 “콜레라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통가의 화산 폭발 소식에 한국 누리꾼들도 동요했다. 우선 통가란 나라가 조금은 친숙해졌기 때문.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때 추위에도 불구하고 상의를 벗었던 통가 태권도·크로스컨트리스키 선수 피타 타우파토푸아(38)가 깊은 인상을 남긴 덕이다.
가까운 일본에서 계속 쓰나미 경보 방송을 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일본에선 이번 폭발로 5년여 만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 약 21만 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일본 누리꾼이나 한국 교민들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지 경보 방송을 올리며 상황의 급박함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최근 일본 후지산 인근에서 지진이 연이어 발생한 점도 불안과 긴장을 키웠다. 지진은 화산 폭발의 주요 징조 중 하나다. 300여 년 동안 쉬고 있던 후지산이 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통가의 화산 폭발이 일본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나왔다. 후지산이 폭발하면 한국 역시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간은 언제나 자연 앞에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동시에 기적을 만들어내는 힘 역시 인간에게 있음을 기억한다. 부디 통가가 조속히 회복할 수 있길.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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