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봄, 미얀마 국민은 군부독재 정권의 총칼에 맞서 목숨을 건 민주화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겨레21>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미얀마 국민과 연대하고 그들을 지지하는 한국 시민의 글을 제1358호부터 미얀마어로 번역해 함께 싣습니다. #Stand_with_Myanmar
2021년 2월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폭력과 무자비한 인명 살상을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군부의 민주화운동 탄압,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코로나19, 거기에 최근 우기까지 겹쳐 여러 지역에서 홍수 피해로 이재민이 발생하는 삼중고를 겪는 미얀마의 현실은 매우 심각하다. 미얀마 국민의 절반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쿠데타가 불러온 사회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는데다 해결 전망도 불투명하다. 군부에 맞서 투쟁하는 시민은 상당한 피로감에 젖어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시민은 촛불과 세 손가락을 치켜들고 거리에 나서고 있다. 한편으로 ‘오월 광주’의 주먹밥처럼 미얀마 시민들도 수박과 망고 조각을 나누고, 모힝가 국수를 투쟁시민들에게 나눠준다. 얼마 전 총격에 희생된 열아홉 치알신은 예견이라도 하듯 ‘다 잘될 거야’라는 구호를 외쳤다. 어느 시인은 총탄을 맞고 숨을 거두면서 군부에 ‘내 머리는 멈추지만 내 심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불의에 항거하는 미얀마 민주시민들과 피로 쓴 시로 투쟁하는 작가들에게 뜨거운 연대와 응원을 보낸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겨레와 희망이의 엄마는 미얀마 카렌족이다. 아이들은 외갓집에도 두 번이나 다녀왔다. 엄마의 고향은 양곤에서 버스로 네 시간 정도 걸리는 에야와디주 도시 쫑뼈이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외삼촌이 그곳에 살고 있다. 쫑뼈에서도 군인에게 비무장 시민이 12명이나 죽었다. 겨레·희망이 엄마는 미얀마 소식을 듣고 매일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국제전화나 메신저 연결이 잘 안 될 때는 안절부절못한다. 겨레와 희망이는 이런 엄마의 모습을 볼 때마다 궁금해서 물어보곤 한다. 엄마는 “미얀마 군인들이 사람을 죽이고 있어! 우리 국민을 총으로 쏘고 있어!” 설명하면서 울분에 찬다. 겨레와 희망이는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보았다. 미얀마 군인이 누나 형들을 향해 총을 쏘는 모습, 어린이 친구들이 우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겨레는 “Peace Myanmar!”(미얀마에 평화를)라고 외치고, 희망이는 “미얀마 군인들 나쁘네!” 외치며 세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겨레와 희망이는 4월부터 아빠의 제안에 따라 미얀마 군사 쿠데타로 고통받는 어린이 친구들을 위한 응원 프로젝트 ‘겨레희망 미얀마 평화그림 그리기’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그림을 그렸다. 겨레와 희망이는 그림을 그릴 때마다 미얀마 난민을 돕기 위해 저금도 한다. 돼지저금통이 지폐와 동전으로 제법 채워지고 있다. 아빠는 겨레와 희망이의 그림을 보면서 미얀마는 기어이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시민국가로 재탄생하는 승리를 성취할 것이라고 믿는다.
문창길 시인·창작21작가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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