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오지환(사진)의 선택에 수많은 갑론을박이 벌여졌다. 군에 들어가서도 계속 야구를 할 수 있는 상무나 경찰청 입대 제한 연령이 올해까지였기 때문이다. 오지환이 ‘상무 입대를 포기한 채 내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발탁돼 병역특례를 노린다’는 기사가 났고, 뒤이어 ‘확정된 것 없이 아직 고민 중’이라는 기사도 났다. 상무의 4분기 선수 선발 접수 기간은 11월13일부터 17일까지다. 오지환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아직 알 수 없다.
이런 사례는 전에도 있었다. 두산 베어스의 오재원도 꽉 찬 나이까지 버티다 국가대표로 발탁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며 병역을 면제받았다. 기아 타이거즈의 나지완 역시 부상 논란에서도 금메달 멤버가 돼 병역을 면제받았다. 만약 오지환이 오재원의 사례를 믿고 상무 지원을 포기했다 내년에 국가대표로 발탁되지 않는다면 현역 입대를 해야 한다. 야구선수에겐 큰 타격이 있는 공백기다. 그로선 큰 모험을 거는 셈이다.
한 개인의 선택이 갑론을박의 장이 된 건 과연 국제대회 성적에 따른 병역특례가 공정하냐는 물음 때문이다. 특히 아시안게임에서 상대적으로 금메달을 따기 쉬운 종목인 야구 국가대표 자리를 노리며 노골적으로 병역특례를 받고 싶어 하는 태도가 논란이 된다. 물론 운동선수가 정해진 법 안에서 자기 미래를 걸고 모험하는 걸 어쩌지는 못한다. 이와 관련된 사회적 논란은 선수 개인이 아니라 한국야구위원회(KBO) 수준에서 심도 깊게 토의해야 한다.
병역 문제는 매우 공정해야 한다. 병역 면제는 국가나 애국의 개념을 떠나 공정해야 하고 형평성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그게 올바른 사회다. 운동선수에게 주어지는 병역특례 혜택도 많은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앞서 나는 오지환의 예를 들며 ‘현역 입대를 하면 야구선수로선 큰 타격이 있는 공백기가 생긴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군에 가야 하는 20대 청년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다. 그래서 ‘국위 선양’이라는 모호한 근거 아래 이뤄지는 운동선수들의 병역특례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KBO의 의사결정은 그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가대표는 당연히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 선수들로 구성돼야 한다. 야구 국가대표는 한국에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로 구성돼야 한다. 하지만 야구 국가대표는 그렇지 않았다. 병역특례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야구는 아시안게임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이다.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은 이 자리를 간절히 원하고, 구단은 구단 차원에서 KBO와 교감한다. 이제 공평(?)하게 팀당 병역미필 선수가 한두 명씩 들어가는 걸 야구계 인사나 야구팬 모두 알고 그러려니 생각한다. 이걸 ‘야합’이라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 감독은 얼마 전 “국가대표 미필 배려 없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당연한 말을 한다는 건 지금까지 미필 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이 말을 쉽게 믿지 않는다. 오랜 관행 때문이다. 나쁜 관행 앞에서 너무나 당연한 말로 원고를 마무리한다. 국가대표는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돼야 한다. 병역 의무는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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