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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줄잇는 시국선언 “오직 탄핵 가결로 국민에 응답하라”

등록 2024-12-07 13:43 수정 2024-12-07 14:20
2024년 12월7일 서울 여의도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시국대회는 전국 31개 대학 1천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됐다고 주최 쪽은 설명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2024년 12월7일 서울 여의도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시국대회는 전국 31개 대학 1천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됐다고 주최 쪽은 설명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1997년,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진 해입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고작해야 올해로 스물여덟이 됩니다. 우리의 평화는 아직 청춘의 동년배입니다. 더는 어떤 또래의 죽음도 용인할 수 없습니다. 청춘을, 푸른 봄을, 서울의 봄을 다시 지켜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22학번 학생들은 2024년 12월6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금의 20대가 정치에 무심하다고들 합니다. 학생 운동의 맥이 끊긴 세대라고, 자유와 투쟁을 모르고 자랐다고들 합니다”며 “하지만 우리가 정말 참담함을 모르고 자란 세대입니까? 기계에 끼여 죽고, 바다에 빠져 죽고, 컨테이너에 깔려 죽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춘을 모르십니까?”고 반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월3일 밤 헌정 사상 유례 없는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국민을 두려움에 떨게 한 일을 계기로 국내외 대학들에서 시국선언과 규탄 기자회견이 잇따르고 있다.

2024년 12월6일(현지시각) 뉴욕 컬럼비아 대학 내 윤석열 규탄 포스터가 붙어 있는 모습. 북미 대학원생 및 연구자 모임 제공

2024년 12월6일(현지시각) 뉴욕 컬럼비아 대학 내 윤석열 규탄 포스터가 붙어 있는 모습. 북미 대학원생 및 연구자 모임 제공


12월6일 고려대와 서강대,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9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인 ‘총학생회 공동포럼’(공동포럼)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 사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함형진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이번 비상계엄은 반헌법적 폭거로 용인될 수 없는 조치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배신행위로 규정한다”며 “미래세대로서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자들의 책임과 처벌을 요구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제주도에서도 오윤성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이 제주도 내 4개 대학 총학생회 연합 이름으로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에 총을 겨누는 정권은 더 이상의 정당성은 없다”며 “국회는 7일 예정된 탄핵 표결에서 오직 탄핵 가결이라는 결과로 국민에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국외에서도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국회의 탄핵을 가결하는 시국선언문이 발표됐다. 미시간대, 서던 캘리포니아대, 뉴욕대, 컬럼비아대, 토론토대,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일리노이주립대, 위스콘신메디슨대 등에서 유학 중인 한인 학생 680명이 12월6일 오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2024년 12월5일(현지시간) 미시간대 유학생이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자보와 포스터를 캠퍼스 게시판에 붙이고 있다. 북미 대학원생 및 연구자 모임 제공

2024년 12월5일(현지시간) 미시간대 유학생이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자보와 포스터를 캠퍼스 게시판에 붙이고 있다. 북미 대학원생 및 연구자 모임 제공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을 모두 위반한 엄연한 ‘내란죄’”라며 “태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당론을 내며 민심을 거스르고, 민주주의 수호에 역행하는 결정을 내린 국민의힘은 당론을 거두고 탄핵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유학생들은 “윤석열이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은 사태의 종결이 아닌 민주주의를 향한 첫 걸음으로, 민주주의는 완성되지 않았으며 우리는 끊임없이 이를 수호하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며 “작금의 사태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공론의 장을 만들어 변화를 위한 불길을 일으키는데 동참하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계엄령 선포 다음 날인 12월4일에는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북미 13개 대학 한국학연구소장들이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한인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북미 유학생 시국선언 전문>

지난 12월3일 밤 10시23분 윤석열 대통령은 돌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 계엄령을 선포하였다. 이후 2시간 반 만에 국회에서 비상 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었고, 오전 4시 20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의 해제가 공식화되었다. 비록 6시간 만에 비상 계엄은 해제되었지만 우리는 이를 결코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수 없다. 이는 헌법과 법률을 모두 위반한 엄연한 ‘내란죄’이며, 이에 5일 국회는 여섯 야당이 발의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보고했다.

2022년 취임한 이래 윤석열은 자신의 아내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등을 겨냥한 특검법을 비롯한 다수의 법안에 25회라는 전례가 없는 수의 거부권을 행사하며 개인의 영달을 위한 권력의 남용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또한 10.29 참사와 채 상병 사망 사건, 의대 2000명 증원 사태 등을 통해 드러났듯이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국가 수장으로서의 능력을 의심받으며 이미 많은 국민들로부터 끊임없이 사퇴를 요구받아 왔다. 퇴진의 목소리는 국경과 배경을 가리지 않았다. 매 주말마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집회에 이어, 최근에는 윤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발표한 교수들의 시국 선언문을 비롯해 20여개 이상의 대학들과 3000여명 이상의 한국의 대학 교수, 그리고 미국 내 교수 및 연구자들의 시국 선언문 발표가 있었다. 국민의 이와 같은 엄중한 요구를 묵살한 채 오히려 계엄령을 선포하고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은 대통령 직에서 하야하거나,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탄핵되어야 한다. 이에 우리 북미 대학원생 및 연구자들은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용현 국방부장관과 함께 즉각 사퇴하라.

하나.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당론을 내며 민심을 거스르고 민주주의 수호에 역행하는 결정을 내린 국민의 힘은 당론을 거두고 탄핵에 동참하라.

우리는 이 글을 읽는 북미의 대학원생 동료 연구자들에게 호소한다. 윤석열이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은 사태의 종결이 아닌 민주주의를 향한 첫 걸음이다. 민주주의는 완성되지 않았으며 우리 연구자들은 끊임없이 이를 수호하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작금의 사태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주위의 동료와 논쟁하자. 공론의 장을 만들어 변화를 위한 불길을 일으키는 데 동참하자!

북미 대학원생 및 연구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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