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소환제가 도입된 2007년, <한겨레21>은 표지이야기(제667호 ‘주민이 시장을 자른다?’)로 경기 하남시에서 진행된 첫 주민소환 사례를 다뤘다. 뜨거운 여름 하남 주민들은 더 뜨거운 목소리로 결사항전했다. 당시 기사 말미는 이렇다. “주민소환제는 우리나라 직접민주주의의 중요한 상징이다. 하남은 그 첫 시험대에 올라 있다.” 당시 주민소환제를 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반대하는 쪽은 주민소환제가 정치적 반대 세력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특히 법에 주민소환 청구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기에 주민소환이 남발되고 지역이기주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악용되고 남발된다’는 주민소환으로 자리에서 내려온 지방자치단체장은 ‘0’명이다. 유일한 소환 성공 사례는 도입 직후인 2007년 하남시의원 2명이 전부다. 주민소환 투표까지 간 사례가 거의 없다. 채 10%도 안 된다. 2022년까지 추진된 125건의 주민소환 중 투표가 이뤄진 것은 11건에 불과하다. 그 배경엔 투표를 위한 서명 요건을 까다롭게 만들어놓은 제도가 있다. 결국, 그간 주민소환제는 악용될 기회조차 없었다는 것이 맞겠다. “지방자치에 관한 주민의 직접참여를 확대하고 지방행정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제고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주민소환법의 취지가 무색하다.
최근 전국에서 주민소환제가 동시다발로 추진되고 있다. 충청북도와 경기 고양·파주 등에서 주민소환을 위한 서명 작업이 진행되고, 경기 성남과 서울 용산구 등에서도 주민소환을 위한 움직임이 있다. 이런 움직임에 16년 전의 논리가 반복되고 있다. 주민소환제를 추진하는 것 자체를 ‘정쟁’으로 몰고 가는 주장이다. 주민소환은 주민 전체가 동시에 시작하는 일이 아니다. 일부가 시작하고, 그에 동의하는 주민은 서명할 뿐이다. 갈등과 분열은 주민들에게서 시작된 게 아니다.
직접민주주의의 상징 ‘주민소환제’의 ‘주어’는 주민이다. <한겨레21>은 그들이 궁금했다. 충북 지역을 찾아 주민소환을 준비하는 이들을 만났다. 지난 16년간 일어난 주민소환을 하남부터 다시 톺아보았다. 주민소환을 넘어 국민소환을 지향하는 이야기도 담는다. 2023년, 주민소환제를 다시 시험대에 올린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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