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9월11일 서울 마포구 방문진 사무실로 향하기 전 취재진을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방송(KBS) 사장은 잘리고, 문화방송(MBC) 사장은 한숨 돌렸다. 양대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겠다는 정부·여당의 ‘방송 장악’ 속도전에 대해, 법원이 반쪽이나마 제동을 건 덕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9월12일 KBS 김의철 사장을 해임했다. 이날 오전 KBS 이사회가 김의철 사장 해임안을 의결한 뒤 인사혁신처에 전달했는데, 윤 대통령이 하루가 지나기 전에 이 안을 재가한 것이다. KBS 이사회가 사장 해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던 것은, 앞서 정부·여당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남영진 이사장과 윤석년 이사 등을 해임해 여야 추천 이사 비율을 ‘역전’시켜둔 덕분이다. 김 사장 해임안은 총 11명의 KBS 이사 중 여권 추천 이사 6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야권 추천 이사 5명은 표결에 반발해 퇴장했다.
KBS 사장이 잘리기 하루 전인 9월1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는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이 신청한 해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행정2부는 ‘KBS 방만 경영 방치’ 등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시한 남 전 이사장 해임 사유 일부를 인정했고, “(남 전 이사장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광고
반면 MBC 대주주로서 MBC 사장 임면권을 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이 법원에 낸 해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졌다. 권 이사장의 가처분 신청을 심리한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의 판단은 남 전 이사장 사건 심리를 맡은 행정2부와 달랐기 때문이다. 행정5부는 공영방송 독립성을 위해 이사의 임기 보장에 무게를 둔 기존 사법부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이를 가처분 신청에 적용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방통위는 즉각 항고하겠다는 입장이다.
광고
한겨레21 인기기사
광고
한겨레 인기기사
문형배 “비상계엄은 관용과 자제 넘은 것, 통합 메시지 담으려 시간 걸려”
이재명, ‘행정수도론’ 재점화…대선 주요 이슈 되나
이준석 “국힘, 윤석열 전화 안 받기 시작…배신감에 길길이 뛰고 있을 것”
국방부, ‘박정훈 대령 허위 구속영장’ 의혹 군 검사 불기소 송치
국힘 원내대변인, 권성동 ‘폭행’은 “해프닝…과도하지 않아”
그 많은 수돗물 누가 훔쳤나 [그림판]
내란 내내 헌재 문 두드린 김정환 변호사 “포고령 딱 보니 위헌”
3표 모자라…‘내란·명태균 특검법’ 끝내 폐기
문형배 재판관이 직접 밝힌 윤석열 탄핵선고가 늦어진 까닭
‘윤어게인 신당’ 창당 취소…변호인단 “국힘 압박 빗발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