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벌레’라는 이름처럼 사랑스럽지는 않았다. 2022년 여름 북한산 주변인 서울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등에서 기승을 부린 ‘붉은등우단털파리’가 올여름에도 나타났다. 2023년 6월 중순부터 열흘간 은평구에는 2천 건 가까운 ‘사랑벌레’ 민원이 접수됐다. 올해는 서대문, 종로, 마포, 동대문, 성동, 강남구 일대에서도 이 벌레 무리가 발견되면서 점차 남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털파리의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티카’. 1㎝ 안팎의 파리과 곤충으로 암수가 짝짓기하며 날아다녀 ‘사랑벌레’ 또는 ‘러브버그’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수명은 최대 일주일 남짓인데 성충이 된 뒤 사나흘 정도 짝짓기한 뒤 수컷은 바로 떨어져 죽고 암컷은 산속 등 습한 지역에 알을 낳은 뒤 죽는다.
생존력이 뛰어나 도심에서도 쉽게 번식하는 이 벌레는 독성이 없으며 사람을 무는 해충이 아니다. 진드기 같은 해충을 박멸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익충이기에 자치구들은 방역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칫 이 벌레를 잡으려고 적극적인 화학 방역을 하면 해충이 번식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치구들은 벌레가 붙어 있는 벽이나 창문에 물을 뿌리거나 창문틀에 끈끈이를 붙여 물리적 퇴치를 하라는 등의 안내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몸에 붙거나 더운 밤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늘어 더 나은 대책이 요구된다. 시민들은 이 벌레가 밝은색을 좋아하니 어두운색 옷을 입어라, 방충망의 물구멍을 막고 레몬수를 뿌리라는 등 자체 방역 팁을 공유했다.
이유진 선임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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