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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등록 2023-05-12 13:36 수정 2023-05-14 01:36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조정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조정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023년 6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의 법적 격리 의무가 해제된다. 입원 병실이 있는 의료기관과 감염 취약시설을 제외한 모든 장소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된다. 정부는 5월11일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 1월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생긴 지 3년4개월 만에 공중보건 위기상황에서 벗어났음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은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밀집생활을 하던 노인들이 죽었고, 그렇지 않아도 한계가 분명했던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환자들이 제때 전원 이송되지 못해 사망했다. 아동·청소년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비대면 수업을 한 까닭에 인지 능력과 사회정서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사회복지시설이 폐쇄된 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은 지원 서비스 공백으로 숨졌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인원수·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처로 자영업자들은 빚더미에 올랐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는 개발됐지만, 이런 과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바이러스는 종식되지 않는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 등 감염병 발생 주기는 점차 짧아지고 있다. 국내외 감염병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팬데믹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다. 코로나19 시기에 극적으로 드러난 한국 사회의 취약함을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해결되지 않은 채 잠복해 있던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마냥 안도할 수 없다.

2022년 11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청장 퇴임 뒤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한 첫 공개강연에서 말했다. “(미래 감염병에 대한 준비는) 지금 시작해도 늦은 감이 있다. 지난 3년을 다시 평가하고 이행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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