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이우연 기자
경찰의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던 4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또다시 일어났다. 피해자는 접근금지 명령 대상자인 용의자가 접근했다고 스마트워치로 신고했으나 보호받지 못했다.
신변보호 대상자가 피습된 사건은 최근 연이어 발생했다. 2021년 11월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서울 중구 자택에서 전 연인의 스토킹을 당한 끝에 살해됐다. 같은 해 12월엔 서울 송파구에서 신변보호 대상자 가족이 살해됐다. 같은 달 경찰이 대응 매뉴얼 강화책을 내놨지만 유사 사건은 대구에서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되풀이됐고, 이번 서울 구로구에서 또다시 일어났다.
조아무개(56)씨는 2022년 2월14일 밤 피해자 ㄱ(46)씨가 운영하는 구로구 술집에 들어가 ㄱ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ㄱ씨는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범행 직후 도망친 조씨는 2월15일 오전 구로구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조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스토킹 위험도’에 대해 경찰과 검찰이 서로 다른 판단을 했다는 점이다. 조씨는 범행 사흘 전 스토킹 범죄 연루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폭행 및 특수협박 신고를 한 ㄱ씨를 신변보호 대상자로 등록하고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같은 날 오후 ㄱ씨의 술집에서 조씨는 업무방해 혐의로 신고돼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스토킹과 강간 혐의 등으로 조사받은 뒤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은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 대응도 부실했던 건 마찬가지다. 당시 경찰은 조씨의 스토킹 위험도를 가장 높은 ‘심각’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한 달 동안 유치장에 가둘 수 있는 ‘잠정조치 4호’를 검찰에 신청하지 않았다.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처만 내렸다.
이제는 실질적으로 피해자가 보호받을 방법을 강구해야 할 때다. 스마트워치를 피해자에게 지급할 것이 아니라 가해자에게 채우면 어떨까. 피해자의 가정이나 직장 근처에 가해자가 들어오면 바로 경찰이 출동할 수 있도록 말이다.
신지민 추천을 좋아하는 오지라퍼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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