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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쌍팔년도 직장문화’에 좌절한 90년대 여성

제1389호
등록 : 2021-11-19 18:08 수정 : 2021-11-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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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백소아 기자

군대식 문화, 커피 심부름, 성희롱, 잦은 무급 야근과 주말 근무 등. ‘설마 2021년도에도 남아 있을까’ 싶은 ‘쌍팔년도식’ 직장문화가 1990년대생 여성노동자들이 퇴사와 이직을 반복하게 하는 주범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21년 11월16일 유튜브를 통해 ‘유예된 미래, 빈곤을 만드는 노동: 90년대생 여성노동자 실태조사 토론회’를 열고, 2021년 6~9월 전국 90년대생 노동자 4774명(여성 4632명, 남성 111명, 기타 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질적·양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를 보면 90년대에 출생한 여성 응답자 4632명 중 4522명이 일한 경험이 있었다. 이 중 40%에 가까운 1820명은 첫 취업을 위해 입사지원서를 5번 넘게 썼다고 답했다. 입사지원서를 10번 이상 쓰고 나서야 첫 취업이 가능했다는 응답자도 840명(18.6%)에 달했다. 일을 구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 목표보다 눈높이를 낮춰 취업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43.9%(1987명)나 된다. 하향 취업의 가장 큰 이유(1003명 응답)는 ‘계속된 취업 실패와 구직기간 장기화’다.

90년대생 여성노동자 10명 중 7명은 이직을 경험했다. 평균 이직 횟수는 3번이 넘는다. 하지만 잦은 이직이 90년대생 여성노동자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하진 못했다. 이직 경험자의 절반 이상은 30명 미만 영세사업장을 옮겨다녔고, 32.2%는 최저임금 수준(150만~200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일하다가 2년이 되기 전 이직했다. 자발적 퇴사 경험이 있다고 한 응답자가 이직 경험자의 87%(2487명)에 이르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과도한 노동강도와 장시간 노동으로 정신적·신체적 건강이 악화해 퇴사를 선택한 이가 1985명(69.3%)으로 가장 많았다. 급여와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모두 낮고(933명, 32.5%) 권위적이고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로 인해(436명, 15.2%) 퇴사를 선택한 여성도 많았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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